오늘의 촬영 과제
#04 · 넷째 수업
찍고 싶은 장면
"친구 밴드 공연을 찍었어요. ISO를 낮게 두면 기타 치는 손이 다 번지고, ISO를 올렸더니 사진이 모래알처럼 자글자글해요. 어두운 공연장에서는 어떻게 찍어요?" (다온)
오늘 익힐 것
ISO가 무엇을 하는지(증폭), 노이즈가 왜 생기는지 알고, 어두운 곳에서 셔터를 늦출지 ISO를 올릴지 스톱으로 따져 고른다.
정 사진관 2층 스튜디오 · 토요일 오전
넷째 토요일, 다온은 어젯밤 공연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들고 왔습니다. 첫 장은 블로그에서 "ISO는 낮을수록 좋다"는 글을 읽고 ISO 100으로 찍은 것입니다. 카메라가 셔터를 1/8초로 골랐고, 기타를 치는 오른팔이 허옇게 번졌습니다. 사진 전체도 살짝 이중으로 겹쳐 보입니다. 둘째 장은 ISO 6400으로 찍었습니다. 팔은 멈췄지만, 확대하면 얼굴이 모래알을 뿌린 것처럼 거칩니다.
정 선생이 두 장을 나란히 놓습니다. "둘 다 빛이 모자란 사진이야. 모자란 걸 흔들림으로 내느냐, 노이즈로 내느냐만 다르지." 다온이 묻습니다. "그럼 ISO를 올리면 빛이 늘어나는 게 아니에요?" "아니. ISO는 빛을 한 알도 더하지 않아."
별이가 자기 사진을 보여 줍니다. "저는 공연 찍을 땐 셔터를 1/125에 두고 ISO는 카메라한테 맡겨요. 노이즈는 나중에 정리하고요." 정 선생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순서가 맞아. 오늘은 그 순서가 왜 맞는지 보자."
이번 교시에서는 세 번째 손잡이 ISO를 다룹니다. 셔터와 조리개는 센서에 닿는 빛의 양을 바꿉니다. ISO는 다릅니다. 이미 들어온 빛을 얼마나 크게 키워서 보여 줄지를 정합니다.
센서는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꿉니다. ISO는 카메라가 이 신호를 얼마나 증폭(amplification) 할지 정하는 숫자입니다. ISO 200은 ISO 100보다 신호를 2배 키우니 사진이 1스톱 밝아집니다. 눈금도 2배씩입니다.
| ISO | 100 | 200 | 400 | 800 | 1600 | 3200 | 6400 | 12800 |
|---|---|---|---|---|---|---|---|---|
| ISO 100보다 | 같음 | 1스톱 | 2스톱 | 3스톱 | 4스톱 | 5스톱 | 6스톱 | 7스톱 |
| 증폭 | 1배 | 2배 | 4배 | 8배 | 16배 | 32배 | 64배 | 128배 |
ISO라는 이름은 필름 시절 감도 규격에서 왔습니다. 필름은 ISO가 높을수록 빛에 민감한 다른 필름이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ISO를 바꿔도 빛을 받는 능력이 그대로입니다. 바뀌는 것은 받은 뒤의 증폭뿐입니다.
다온이 간 공연장의 밝기는 EV 6입니다. 3교시 공원(EV 13)보다 7스톱, 빛이 128분의 1입니다. 다온은 50mm 렌즈를 f/2.8로 조금 조여서 찍었습니다. 기타리스트가 무대 앞뒤로 움직여도 초점을 놓치지 않으려고요. 8 m 앞에 초점을 맞추면 선명한 범위가 f/1.8에서는 6.83–9.66 m, f/2.8에서는 6.30–10.96 m입니다. 3교시에서 배운 심도를 쓴 선택입니다.
f/2.8로 이 공연장을 적정 노출로 찍는 조합은 이렇습니다. ISO를 한 칸 올릴 때마다 셔터를 한 칸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 ISO | 100 | 200 | 400 | 800 | 1600 | 3200 | 6400 | 12800 |
|---|---|---|---|---|---|---|---|---|
| 셔터 | 1/8 | 1/15 | 1/30 | 1/60 | 1/125 | 1/250 | 1/500 | 1/1000 |
다온의 첫 사진(ISO 100, 1/8)과 둘째 사진(ISO 6400, 1/500)은 둘 다 이 표 위에 있습니다. 밝기는 같고, 대가만 다릅니다.
어두운 공연장을 가상 카메라로 찍어 봅시다. 아래 실습대의 기준 사진은 ISO 100, 1/125초, f/2.8입니다. 이대로는 적정보다 4스톱 어둡습니다. 오른쪽의 '밝히기' 슬라이더가 이 기준 사진에서 몇 스톱 밝힐지 정하고(처음 값 +4 = 적정), '밝히는 방법' 칩이 그 몇 스톱을 어느 손잡이로 메울지 고릅니다. 오른쪽 아래 '지금 설정'에 실제 셔터·조리개·ISO와 노이즈 정도, 흔들림 크기(px, 사진 폭 480칸 기준)가 나오고, 그 아래 노출계가 적정에서 몇 스톱 떨어졌는지 보여 줍니다. '확대경 (연주자 얼굴)'을 켜면 얼굴 부근이 3배로 확대됩니다. 카메라는 손에 들고 찍는 중입니다.
셔터 1/8초라 흔들림이 거의 없습니다. 노이즈는 거의 없습니다.
1/8 · f/2.8 · ISO 100
센서에 닿은 빛: 적정 노출만큼
노이즈: 거의 없음
손떨림 … px · 연주자 팔 번짐 … px
실습대의 두 사진은 같은 밝기인데, 모자란 빛을 치르는 방식이 다릅니다.
셔터를 늦추면(ISO 100, 1/8초) 빛을 충분히 모으니 노이즈가 없습니다. 대신 흔들림이 두 가지로 생깁니다.
ISO를 올리면(ISO 1600, 1/125초) 팔은 1/125초 동안 0.8 cm만 움직여 거의 멈춥니다(실습대에서 0.7 px). 대신 센서에 닿은 빛이 1/16이라 노이즈가 늘어납니다.
'훑기'는 이 둘 사이의 모든 조합을 차례로 보여 줍니다. 결국 ISO는 셔터를 빠르게 쓰려고 치르는 값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정 선생이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흔들린 사진은 나중에 되살릴 방법이 거의 없지만, 노이즈는 줄이는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움직이는 사람을 찍을 때는 대개 "흔들림보다 노이즈"를 고릅니다.
정 선생의 한마디
ISO는 맨 마지막에 정하는 숫자야. 움직임을 멈출 셔터부터 정하고, 모자란 만큼만 올려.
ISO를 올리면 노이즈가 생기니, 증폭이 노이즈를 만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진짜 원인은 빛이 모자란 것입니다.
빛은 광자(photon) 라는 알갱이로 옵니다. 같은 밝기의 벽을 찍어도, 픽셀마다 들어오는 광자 수는 비가 내릴 때 칸마다 떨어지는 빗방울 수처럼 조금씩 다릅니다. 평균이 개면 들쭉날쭉한 정도는 약 개입니다. 이것을 광자 잡음(shot noise) 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평균에 대한 비율입니다.
| 픽셀에 들어온 광자 (평균) | 들쭉날쭉 (약) | 비율 |
|---|---|---|
| 10,000개 | ±100개 | 1% |
| 2,500개 (빛 1/4, 2스톱 적게) | ±50개 | 2% |
| 625개 (빛 1/16, 4스톱 적게) | ±25개 | 4% |
| 156개 (빛 1/64, 6스톱 적게) | ±12.5개 | 8% |
빛이 2스톱 줄 때마다 상대 노이즈가 2배가 됩니다(1스톱이면 약 1.4배). ISO 1600, 1/125초의 사진은 ISO 100, 1/8초보다 빛을 16분의 1(4스톱 적게) 받았으니 상대 노이즈가 4배입니다. 증폭은 이 들쭉날쭉함을 신호와 함께 똑같이 키워서 눈에 보이게 만들 뿐입니다.
그래서 노이즈는 사진의 어두운 부분에서 먼저 보입니다. 광자가 가장 적게 들어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센서 회로가 더하는 작은 잡음(읽기 잡음)도 있지만, 이것은 빛이 아주 적은 그림자 속에서나 문제가 됩니다.
정말 증폭이 아니라 빛이 원인일까요? 실습대로 확인해 봅시다. 아래는 같은 실습대를 '어둡게 찍고 나중에 밝히기'로 띄운 것입니다. ISO 100, 1/125초로 4스톱 어둡게 찍은 사진을 찍은 뒤에 16배 밝힙니다. 사진 편집 앱에서 밝기를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ISO 100, 1/125초로 찍고 나중에 16배 밝혔습니다. 센서에 닿은 빛이 ISO 1600로 찍은 것과 같아서 노이즈도 같습니다. 노이즈가 눈에 띕니다.
1/125 · f/2.8 · ISO 100
+ 나중에 4스톱 밝힘
센서에 닿은 빛: 적정 노출의 1/16
노이즈: 눈에 띔
손떨림 … px · 연주자 팔 번짐 … px
실습대가 보여 주는 결론은 이것입니다. 노이즈의 양은 ISO 숫자가 아니라 센서가 받은 빛의 양이 정합니다. ISO 1600으로 찍든, ISO 100으로 찍고 나중에 16배 밝히든, 받은 빛이 같으면 노이즈도 비슷합니다. 노이즈를 줄이는 진짜 방법은 빛을 더 받는 것뿐입니다. 조리개를 열거나, 셔터를 늦추거나(흔들림이 허락하는 만큼), 조명을 켜거나, 큰 센서를 쓰는 것입니다.
받은 빛이 같으면 노이즈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카메라에서 ISO를 올려 찍는 것과, 낮은 ISO로 어둡게 찍고 나중에 밝히는 것은 완전히 같을까요? 실제 카메라에서는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 ISO를 올려 밝게 찍기 | 어둡게 찍고 나중에 밝히기 | |
|---|---|---|
| 노이즈 | 비슷하다. 아주 어두운 부분은 대개 조금 더 깨끗하다 | 비슷하다. 회로 잡음이 함께 커져 그림자가 조금 더 거칠 수 있다 |
| 밝은 곳 (무대 조명) | 증폭된 만큼 하얗게 날아가기 쉽다 | 여유가 남아 덜 날아간다 |
| 파일 형식 | JPEG도 괜찮다 | RAW로 찍어야 한다. JPEG를 크게 밝히면 계단과 얼룩이 생긴다 |
| 촬영 중 확인 | 화면에서 바로 결과를 본다 | 화면의 사진이 어두워서 판단하기 어렵다 |
요즘 카메라 중에는 어느 ISO 이상에서 두 방법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성질을 ISO 불변성(ISO invariance) 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카메라마다 다르니, 처음에는 "적정 밝기로 찍는다"를 기본으로 하세요. 덧붙여 이 강의의 가상 카메라는 두 방법을 똑같이 계산합니다. 원리(노이즈는 빛이 정한다)만 보여 주려는 단순화입니다.
공연장처럼 조명이 계속 바뀌는 곳에서는 자동 ISO(Auto ISO) 가 편합니다. 메뉴에서 두 가지를 정해 둡니다.
그러면 카메라는 셔터 1/125, f/2.8을 지키면서 ISO만 필요한 만큼 올립니다. 공연장(EV 6)에서는 ISO 1600을 고르고, 조명이 2스톱 어두워지면(EV 4) ISO 6400을 고릅니다. 그보다 더 어두워지면 최대 ISO에 닿습니다. 그때부터 셔터를 늦추거나 어둡게 찍히는데, 어느 쪽인지는 카메라마다 다릅니다. 별이가 말한 "ISO는 카메라한테 맡긴다"가 바로 이 설정입니다.
센서가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밝기의 폭을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 라고 하고, 이것도 스톱으로 잽니다. 위쪽 끝은 하얗게 날아가기 직전, 아래쪽 끝은 노이즈에 묻히기 직전입니다. 요즘 큰 센서의 카메라는 기본 ISO에서 대략 12스톱 안팎을 담습니다.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의 빛이 4,000배쯤(2의 12제곱 = 4,096) 차이 나도 한 장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ISO를 올리면 이 폭이 좁아집니다. 증폭한 만큼 밝은 쪽이 먼저 날아가고, 빛이 적어 어두운 쪽은 노이즈에 묻히기 때문입니다. 높은 ISO에서는 기본 ISO보다 몇 스톱 좁아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공연장은 이 폭을 시험하는 장소입니다. 조명을 받은 얼굴과 깜깜한 객석은 밝기 차이가 아주 큽니다. 둘 다 살릴 수 없을 때는 중요한 밝은 곳(얼굴)을 지키고, 어두운 객석은 검게 둡니다. 객석은 원래 검은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카메라의 자동 노출은 이 검은 배경을 보고 "사진이 너무 어둡다"며 밝게 찍으려 합니다. 이 문제는 5교시의 주제입니다.
| 화면에 보이는 모양 | 읽는 법 | 뜻 |
|---|---|---|
| ISO 1600 | 아이에스오 천육백 | ISO 100보다 16배 증폭(4스톱) |
| ISO AUTO 또는 ISO A | 자동 ISO | 셔터·조리개를 지키며 카메라가 ISO를 고른다 |
| 최저 셔터 속도 (Min SS) | 자동 ISO가 셔터를 이보다 느리게 하지 않는다 | |
| H 또는 Hi (확장 ISO) | 하이 | 기본 범위를 넘는 감도. 노이즈가 크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다 |
| L 또는 Lo | 로 | 기본보다 낮은 확장 감도. 밝은 쪽 여유가 줄어들 수 있다 |
| 고감도 NR | 고감도 노이즈 감소 | JPEG를 만들 때 노이즈를 뭉갠다(세부도 함께 지워진다) |
휴대폰은 센서가 작아서 같은 장면에서도 받는 빛의 총량이 적습니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가 더 빨리 보입니다. 휴대폰의 야간 모드는 이 문제를 계산으로 풉니다. 몇 초 동안 짧은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서로 맞춰 겹친 뒤 평균을 냅니다. 16장을 평균하면 빛을 16배(4스톱) 더 받은 것과 비슷해서 상대 노이즈가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대신 그동안 움직인 사람은 번지거나 유령처럼 겹칩니다. 별이의 팁은 이렇습니다. "공연에서는 야간 모드를 끄고 전문가 모드에서 셔터를 1/125로 고정해요. ISO는 자동으로 두고요."
촬영 노트
ISO는 센서가 받은 신호를 키우는 증폭이다. 한 칸(2배)이 1스톱이고, 빛을 한 알도 더하지 않는다.
노이즈는 빛알이 적어서 생긴다. 빛이 1/4이면 상대 노이즈가 2배. 그래서 어두운 부분부터 거칠어진다.
어두운 곳의 순서: 움직임을 멈출 셔터를 먼저, 조리개는 열고, ISO는 남는 만큼 올린다.
같은 빛이면 ISO를 올려 찍든 나중에 밝히든 노이즈는 비슷하다. 나중에 밝힐 생각이면 RAW로 찍는다.
자동 ISO에 최저 셔터 속도와 최대 ISO를 정해 두면 조명이 바뀌는 공연장에서 편하다.
다음 출사에서 해 볼 것: 어두운 실내에서 같은 장면을 ISO 100(느린 셔터)과 ISO 3200(1/125)으로 찍어 확대해 비교하기.
수업이 끝나 갈 때 다온이 공연 사진을 한 장 더 보여 줍니다. 자동 노출로 찍은 것인데, 깜깜해야 할 무대 뒤가 칙칙한 회색이고 조명 받은 기타리스트의 흰 셔츠는 하얗게 날아갔습니다. "이건 왜 이래요? 노출은 카메라가 알아서 맞춘 건데요." 정 선생이 웃습니다. "카메라는 세상이 다 회색인 줄 알아." 별이가 휴대폰을 넘기며 거듭니다. "언니 지난겨울 스키장 사진도 눈이 회색이었죠? 언니가 찍은 우리 집 고양이도 회색이었고요." 5교시에서는 세 손잡이를 한꺼번에 쓰는 노출 삼각형과, 카메라의 측광이 틀리는 순간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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