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데스크의 확률과 통계: p값·신뢰구간·베이즈를 그림으로
·
강의 개요
1
우연은 생각보다 울퉁불퉁하다: 확률과 큰 수의 법칙
2
평균만 보면 속는다: 분포, 평균과 중앙값, 흩어짐
3
종 모양은 어디서 오나: 정규분포와 중심극한정리
4
1,000명에게 물어 5,000만 명을 안다: 표본과 표준오차
5
오차범위 ±3.1%p의 정체: 신뢰구간
6
우연일까 효과일까: 가설검정과 p값
7
p < 0.05의 함정: 오류, 검정력, 다중비교
8
양성인데 실제 병일 확률: 조건부 확률과 베이즈 정리
9
증거가 쌓일 때마다 생각을 고친다: 베이즈 갱신
10
같이 움직인다고 원인은 아니다: 상관, 인과, 심슨의 역설
오늘의 제보
#10 · 둘째 주 금요일
제보
① "올여름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린 날일수록 물놀이 사고도 많았다. 아이스크림이 사고를 부르는 것 아닌가." (독자 제보) ② "언덕병원의 수술 사망률이 바다병원의 1.8배다. 환자들은 언덕병원을 피해야 한다." (시민단체 보도자료, 두 병원은 가상)
확인할 것
두 숫자가 함께 움직인다는 것과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을 구별한다. 그리고 2주 동안 배운 질문을 체크리스트 하나로 묶는다.
한결일보 편집국 7층 · 숫자 데스크
둘째 주 금요일 아침, 문 데스크가 종이 두 장을 들고 옵니다. "하나는 독자 제보, 하나는 시민단체 보도자료. 둘 다 숫자는 확인했대. 이거 기사 돼, 안 돼? 오늘 안에."
하린은 이제 숫자를 보고 바로 긴장하지는 않습니다. "숫자가 맞으면 일단 사실이잖아요.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린 날 사고가 많았던 것도, 언덕병원 사망률이 더 높은 것도요." 강 선배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숫자는 맞을 거야. 문제는 '그래서'야. 오늘은 늘 하던 두 질문에 하나를 더 붙이자. 다른 설명은 없어?"
강 선배가 덧붙입니다. "그리고 병원 건은 오후에 네가 혼자 써 봐. 이제 그럴 때 됐어."
이번 교시에서는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재는 상관계수, 상관과 인과의 차이, 합치면 결론이 뒤집히는 심슨의 역설, 극단 다음에 찾아오는 평균으로의 회귀를 다룹니다. 마지막에 열 교시의 질문을 체크리스트 하나로 정리합니다.
두 숫자의 관계를 보는 첫 도구는 산점도(scatter plot) 입니다. 하루를 점 하나로 찍고, 가로축에 그날 기온, 세로축에 아이스크림 판매량을 놓습니다. 점들이 오른쪽 위로 길쭉하게 모이면 "기온이 높은 날 많이 팔린다"는 관계가 눈에 보입니다.
이렇게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상관(correlation) 이라고 합니다. 한쪽이 클 때 다른 쪽도 크면 양의 상관, 한쪽이 클 때 다른 쪽이 작으면 음의 상관입니다. 그 정도를 숫자 하나로 요약한 것이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 r 입니다.
| r | 산점도의 모양 |
|---|---|
| 1 | 모든 점이 오른쪽 위로 가는 직선 위에 |
| 0.7 언저리 | 오른쪽 위로 길쭉한 타원 (강한 양의 상관) |
| 0 언저리 | 둥근 구름. 직선 관계가 거의 없음 |
| −0.7 언저리 | 오른쪽 아래로 길쭉한 타원 (강한 음의 상관) |
| −1 | 모든 점이 오른쪽 아래로 가는 직선 위에 |
r을 만드는 방법은 3교시의 z점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각 값을 "평균에서 표준편차 몇 개만큼 떨어졌나"로 바꾼 뒤, 날마다 두 z점수를 곱해 평균을 냅니다. 둘 다 평균보다 크거나 둘 다 작은 날은 곱이 양수, 하나만 큰 날은 곱이 음수입니다. 양수인 날이 많으면 r이 양수가 됩니다.
닷새치 자료로 직접 계산해 봅시다. 기온의 평균은 26°C, 표준편차는 2°C입니다. 판매량의 평균은 200개, 표준편차는 20개입니다(두 표준편차 모두 n으로 나눠 구했습니다).
| 날 | 기온 | 판매 | 기온의 z | 판매의 z | 곱 |
|---|---|---|---|---|---|
| 1 | 23°C | 170개 | −1.5 | −1.5 | 2.25 |
| 2 | 25°C | 190개 | −0.5 | −0.5 | 0.25 |
| 3 | 26°C | 210개 | 0 | 0.5 | 0 |
| 4 | 27°C | 200개 | 0.5 | 0 | 0 |
| 5 | 29°C | 230개 | 1.5 | 1.5 | 2.25 |
곱의 합은 4.75이고, 5로 나누면 입니다. 강한 양의 상관입니다.
점들 사이를 가장 잘 지나는 직선을 회귀선(regression line) 이라고 합니다. 기울기는 입니다. "기온이 1°C 높은 날 판매가 평균 9.5개 많다"고 읽습니다.
아래 실습대는 가상의 해변 매점 24일치 자료입니다. 점 하나가 하루이고, 가로축은 그날 기온, 세로축은 아이스크림 판매량입니다. 남색 점은 끌어서 옮길 수 있고, 점을 Tab 키로 고른 뒤 방향키로도 옮길 수 있습니다(가로 1°C, 세로 10개씩). 청록 선이 회귀선, 오른쪽의 r과 막대가 지금 상관계수입니다. 주황 점은 '가장 힘센 점', 즉 빼면 r이 가장 크게 바뀌는 점입니다. '평균선과 네 칸'을 켜면 회색 점선 평균선이 생기고, 곱이 양수가 되는 두 칸(+)과 음수가 되는 두 칸(−)이 색으로 나뉩니다.
기온 1°C ↑ → 판매 9.2개 ↑
주황 점 하나를 빼면 r = 0.90
점들이 오른쪽 위로 길쭉하게 모여 있습니다. r = 0.92: 더운 날일수록 많이 팔리는 강한 양의 상관입니다. 점 하나를 끌어 무리에서 떼어 보세요.
실습대의 '곡선 관계'에서 r은 −0.02입니다. 그런데 점들은 뚜렷한 산 모양입니다. 26°C 언저리까지는 더울수록 많이 팔리다가, 그보다 더우면 사람들이 바깥에 나오지 않아 판매가 줄어듭니다. 관계는 분명히 있는데 r은 0에 가깝습니다. r은 직선 관계만 잽니다. "r이 0이니 관계가 없다"는 말은 틀릴 수 있습니다.
'이상값 하나'는 반대 방향의 함정입니다. 왼쪽 아래 무리 23일만 보면 r은 거의 0입니다. 여기에 37°C에 470개가 팔린 축제 날 하루가 더해지자 r이 0.77로 뛰었습니다. 24개 점 가운데 하나가 "강한 상관"을 만든 것입니다. 이 점을 무리 쪽으로 끌어 보면 r이 다시 0 근처로 돌아옵니다.
통계학자 프랜시스 앤스컴(Francis Anscombe)은 1973년에 이 문제를 보여 주려고 자료 네 묶음을 만들었습니다. 네 묶음은 평균, 분산, 상관계수(약 0.816), 회귀선이 모두 같습니다. 그런데 산점도로 그리면 하나는 평범한 구름, 하나는 곡선, 하나는 이상값 하나가 직선을 비트는 모양, 하나는 이상값 하나가 상관을 혼자 만드는 모양입니다. 이것을 앤스컴 콰르텟(Anscombe's quartet)이라고 부릅니다. 교훈은 하나입니다. r만 보지 말고 그림을 보라.
하나 더 있습니다. r은 관계의 세기이지 효과의 크기가 아닙니다. 기온 1°C에 판매가 0.1개씩 늘어도 점들이 직선 위에 정확히 서 있으면 r은 1입니다.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회귀선의 기울기로 봐야 합니다. 6교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와 "중요하다"를 구별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강 선배의 한마디
상관계수만 적힌 보고서를 받으면 산점도부터 달라고 해. 곡선 하나, 점 하나가 숫자를 통째로 바꿔 놓는 걸 숫자만 봐서는 못 알아채.
이제 첫 제보로 갑니다. 강 선배가 해변 도시의 지난여름 92일(6–8월) 자료를 구해 왔습니다(이 자료는 강의용으로 지어낸 것입니다). 아이스크림 판매가 위쪽 절반인 46일과 아래쪽 절반인 46일로 나눠 하루 평균 물놀이 사고를 세면, 많이 팔린 날은 3.4건, 적게 팔린 날은 1.7건입니다. 약 두 배입니다. 제보의 숫자는 맞습니다.
강 선배가 같은 자료를 기온별로 나눕니다.
| 그날 기온 | 날 수 | 많이 팔린 날: 하루 평균 사고 | 적게 팔린 날: 하루 평균 사고 |
|---|---|---|---|
| 25°C 미만 | 30일 | 4일, 1.0건 | 26일, 0.9건 |
| 25~30°C | 36일 | 18일, 2.4건 | 18일, 2.5건 |
| 30°C 이상 | 26일 | 24일, 4.5건 | 2일, 4.5건 |
| 전체 | 92일 | 46일, 3.4건 | 46일, 1.7건 |
기온이 비슷한 날끼리 비교하면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렸든 적게 팔렸든 사고 수가 거의 같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기온입니다. 더운 날 아이스크림도 많이 팔리고, 물에 들어가는 사람도 많아서 사고도 많습니다. 많이 팔린 날 46일 가운데 24일이 30°C 이상이었고, 적게 팔린 날은 2일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두 변수를 함께 움직이는 제3의 변수를 교란 변수(confounding variable) 라고 합니다. 상관을 보고 인과를 말하기 전에 떠올려야 할 다른 설명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다른 설명 | 뜻 | 예 |
|---|---|---|
| 교란 변수 | 제3의 원인이 둘 다를 움직인다 | 기온 → 아이스크림, 기온 → 물놀이 사고 / 화재 규모 → 출동한 소방차 수, 화재 규모 → 피해액 |
| 역인과 (reverse causation) | 원인과 결과가 거꾸로다 |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건강이 나쁘다": 병원이 병을 만든 게 아니라 아파서 병원에 간다 |
| 우연 | 많이 찾다 보면 우연히 맞는 짝이 나온다 | 변수 100개의 짝 4,950개를 뒤지면 우연만으로도 상관이 큰 짝이 여럿 나온다 (7교시 다중비교) |
세 가지를 다 따져도 남는 상관이 있을 때 비로소 인과를 의심해 볼 만합니다. 그래서 신중한 연구는 "A가 B를 일으킨다" 대신 "A와 B는 관련이 있다(연관)"라고 씁니다.
"○○를 먹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30% 낮았다" 같은 문장은 대개 관찰 자료에서 나온 상관입니다. ○○를 먹는 사람은 소득이 높거나, 운동을 더 하거나, 원래 건강했을 수 있습니다. 기사에는 "관련이 있었다"고 쓰고, 연구진이 나이·소득 같은 교란 변수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무작위 실험이었는지를 함께 적는 것이 정확합니다. 제목의 "~하면 ~된다"는 인과를 말하는 문장입니다. 관찰 연구 하나로 그 문장을 쓰면 안 됩니다.
교란 변수를 하나하나 찾아 나눠 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교란 변수가 늘 남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푸는 방법이 무작위 대조 실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입니다.
사람들을 동전 던지기 같은 무작위로 두 무리에 나눕니다. 한 무리만 처치(약, 공부법, 정책)를 받고, 다른 무리(대조군)는 받지 않습니다. 무작위로 나눴으니 나이, 소득, 건강, 성격처럼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모두 두 무리에 비슷하게 섞입니다. 4교시에서 무작위로 뽑은 표본이 모집단을 닮았던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면 두 무리의 결과 차이는 처치 때문이거나 우연 때문입니다. 우연이 얼마나 자주 그만한 차이를 만드는지는 6교시의 p값으로 따집니다.
1948년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가 발표한 결핵 치료제 스트렙토마이신 시험이 흔히 첫 현대식 무작위 대조 실험으로 꼽힙니다. 오늘날 신약은 이런 실험을 거쳐야 허가를 받습니다.
모든 질문을 실험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담배를 피우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는 여러 나라, 여러 방법의 관찰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많이 노출될수록 위험이 커지는지(용량-반응), 원인이 결과보다 먼저 일어났는지를 함께 봅니다. 흡연과 폐암의 인과는 이런 증거가 수십 년 쌓여 받아들여졌습니다.
아이스크림 제보에 실험을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여름날을 무작위로 골라 절반은 아이스크림 판매를 막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기온은 두 무리에 고르게 섞이니, 사고 수에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실험을 하지 않아도 "실험했다면 어떻게 나왔을까"를 떠올려 보는 것은 좋은 점검법입니다.
두 번째 제보입니다. 보도자료의 숫자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같은 수술을 받은 환자가 두 병원에 200명씩 있었고, 수술 뒤 30일 안에 바다병원은 26명(13.0%), 언덕병원은 46명(23.0%)이 숨졌습니다. 23.0 ÷ 13.0 ≈ 1.8배입니다.
강 선배가 병원에 환자 구성을 물어 표를 받아 옵니다. 환자를 수술 전 상태에 따라 경증과 중증으로 나눈 표입니다.
| 환자 | 바다병원 | 언덕병원 |
|---|---|---|
| 경증 | 150명 중 6명 사망 (4.0%) | 50명 중 1명 사망 (2.0%) |
| 중증 | 50명 중 20명 사망 (40.0%) | 150명 중 45명 사망 (30.0%) |
| 전체 | 200명 중 26명 사망 (13.0%) | 200명 중 46명 사망 (23.0%) |
경증끼리 비교해도, 중증끼리 비교해도 언덕병원의 사망률이 낮습니다. 그런데 합치면 언덕병원이 높습니다. 이렇게 무리별 결론과 전체 결론이 반대로 나오는 현상을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이라고 합니다.
아래 실습대에서 사각형 하나가 환자 한 명입니다. 회색은 회복한 환자, 빨강은 숨진 환자입니다. 아래쪽 막대는 사망률이고, 남색이 바다병원, 청록이 언덕병원입니다. '나눠 보기'를 누르면 사각형과 막대가 경증·중증 두 무리로 갈라지고, '합쳐 보기'를 누르면 다시 합쳐집니다. 오른쪽 표에서 사망률이 더 낮은 쪽은 굵은 글씨입니다.
| 환자 | 바다병원 | 언덕병원 |
|---|---|---|
| 경증 | 4.0% 6/150 | 2.0% 1/50 |
| 중증 | 40.0% 20/50 | 30.0% 45/150 |
| 전체 | 13.0% 26/200 | 23.0% 46/200 |
굵은 글씨: 사망률이 더 낮은 쪽
합쳐 보면 바다병원 사망률(13.0%)이 언덕병원(23.0%)보다 낮습니다. 그럼 바다병원이 더 나은 병원일까요? '나눠 보기'를 눌러 보세요.
뒤집힌 까닭은 전체 사망률이 무리별 사망률의 가중 평균이기 때문입니다. 무게는 환자 구성입니다.
바다병원은 입니다. 언덕병원은 입니다. 언덕병원은 위험한 중증 환자를 네 명 중 세 명꼴로 받았습니다. 큰 병원이 어려운 환자를 넘겨받는 일은 흔합니다. 중증도가 병원 선택과 사망 위험을 함께 움직이는 교란 변수였던 것입니다. 10-3의 기온과 같은 자리입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대학원 입학 자료에서 남성 지원자의 합격률은 약 44%, 여성은 약 35%였습니다. 학과별로 나누면 대부분 학과에서 이런 차이가 사라지거나 오히려 여성이 조금 높았습니다. 여성 지원자가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 더 많이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나눠 본 쪽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나누는 기준이 처치의 결과라면(예: 약 때문에 달라진 혈압으로 나누기), 나누는 것이 오히려 판단을 흐립니다. 무엇으로 나눌지는 숫자가 아니라 "무엇이 무엇에 영향을 주나"를 따져 정합니다. 이번 제보에서 중증도는 수술 전에 정해진 것이니 나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강 선배의 한마디
두 무리를 비교하는 숫자를 보면 '두 무리가 원래 같은 사람들이었나'를 물어. 구성이 다르면 나눠 봐. 합친 숫자 하나가 반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어.
스포츠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첫 시즌에 펄펄 난 신인이 다음 시즌에는 대개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부담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붙곤 하지만, 상당 부분은 우연이 만든 현상입니다.
동전으로 실험해 봅시다. 100명이 동전을 10번씩 던집니다. 앞면이 8번 이상 나올 확률은 이니 100명 중 5명쯤이 "앞면 고수"가 됩니다. 이 5명에게 다시 10번씩 던지게 하면 평균은 5번으로 돌아옵니다. 첫 판의 극단은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으니까요.
실제 성적은 실력과 운이 섞여 있습니다. 첫 시즌 최상위권은 실력도 좋지만 운도 좋았던 사람들입니다. 다음 시즌에 실력은 따라오지만 운은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기록 다음에는 평균 쪽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평균으로의 회귀(regression to the mean) 입니다. 이름은 프랜시스 갈톤(3교시 갈톤 보드의 그 사람)이 1886년 부모와 자녀의 키를 비교하며 붙였습니다. 아주 큰 부모의 자녀는 대개 크지만 부모보다는 평균에 가까웠습니다.
9교시의 축소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리그 평균 타율이 0.260이고 첫 시즌 200타수에서 타율 0.320을 친 신인이 있다고 합시다. 9교시처럼 사전 믿음 강도를 200타수로 두면 기록의 무게는 200 ÷ (200 + 200) = 0.5, 곧 실력 몫이 절반이고, 다음 시즌의 기대 타율은 입니다.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실력대로 돌아온 것일 수 있습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효과'로 착각되기 쉽습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비행 교관들의 경험담을 소개했습니다. 착륙을 잘해서 칭찬하면 다음엔 못하고, 못해서 꾸짖으면 다음엔 잘하더라는 것입니다. 교관들은 꾸중이 효과가 있다고 믿었지만, 극단적인 착륙 다음에는 칭찬하든 꾸짖든 평균 쪽 착륙이 오기 마련입니다. 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교차로에 단속 카메라를 단 뒤 사고가 줄었다는 기사, 성적이 가장 나쁜 반에 새 수업을 했더니 성적이 올랐다는 기사도 같은 의심을 받아야 합니다. 비교할 대조군이 있어야 회귀와 효과를 가를 수 있습니다.
2주 동안 하린이 받은 제보는 모두 달랐지만, 강 선배가 던진 질문은 몇 가지로 모입니다. 교시마다 한 줄씩, 숫자 기사를 만났을 때 물어볼 것을 정리했습니다.
| 교시 | 물어볼 것 | 이런 문장을 만나면 |
|---|---|---|
| 1 | 몇 명(몇 장) 중에? 우연이면 얼마나 자주 나와? 작은 표본의 극단은 아닌가? | "10년간 1등 11번 나온 명당" |
| 2 | 평균인가 중앙값인가? 분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나? 얼마나 흩어져 있나? | "직장인 평균 월급 410만 원" |
| 3 | 이 값은 분포의 어디쯤인가(z점수, 백분위)? 정말 종 모양인가? | "우리 아이 키가 상위 3%" |
| 4 | 표본을 어떻게 뽑았나? 무작위인가, 스스로 참여한 사람들인가? | "온라인 투표 10만 명 참여, 72% 찬성" |
| 5 | 오차범위는 얼마인가? 두 후보의 차이가 차이의 오차범위(보도된 값보다 크다)를 넘나? 오차범위 밖의 오차(응답률, 질문 문구)는? | "A 42%, B 39%, A 앞섰다" |
| 6 | p값은 '효과가 없다면 이만큼 나올 확률'일 뿐이다. 효과의 크기는 얼마인가? |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 확인" |
| 7 | 몇 번 검정했나? 표본이 작아 검정력이 낮지 않나? 다른 연구에서 재현됐나? | "초콜릿 먹으면 살 빠진다 (p = 0.04)" |
| 8 | 기저율은 얼마인가? 1만 명으로 세면 양성 중 진짜는 몇 명인가? | "정확도 99% 검사에서 양성" |
| 9 | 작은 표본의 기록을 평균 쪽으로 당겨 읽었나? 증거가 몇 개인가? | "첫 10타수 6안타 괴물 신인", "별점 5.0 (리뷰 3개)" |
| 10 | 다른 설명은 없나(교란, 역인과, 우연)? 나눠 보면 뒤집히지 않나? 대조군이 있었나? | "아이스크림 많이 팔린 날 사고도 많았다" |
이 열 줄을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강 선배의 세 질문, "몇 명 중에?", "우연이면 얼마나 자주 나와?", "다른 설명은 없어?" 를 떠올리면 나머지는 대개 따라 나옵니다.
팩트체크 노트
산점도를 먼저 본다. 상관계수 r(−1~1)은 직선 관계의 세기일 뿐, 곡선 관계와 이상값 하나의 힘은 그림에서만 보인다.
상관은 인과가 아니다. 교란 변수, 역인과, 우연을 먼저 지운다. 아이스크림과 물놀이 사고를 함께 움직인 것은 기온이었다.
원인을 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작위 대조 실험이다. 무작위로 나누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두 무리에 고르게 섞인다.
심슨의 역설: 무리의 구성이 다르면 합친 숫자와 나눈 숫자가 반대 결론을 낸다. 전체 비율은 구성을 무게로 한 가중 평균이다.
평균으로의 회귀: 극단적인 기록 다음에는 평균 쪽 기록이 오기 쉽다. 대조군 없는 '개선'은 의심한다.
기사에서 이 숫자를 만나면 물어볼 것: 다른 설명은 없어? 나눠 보면 뒤집히지 않아? 비교할 대조군이 있었어?
오후 네 시, 하린은 처음으로 혼자 쓴 팩트체크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은 "언덕병원 사망률 1.8배? 환자를 나눠 보니 달랐다"입니다.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보도자료의 숫자는 맞다. 그러나 언덕병원 환자 200명 중 150명이 수술 전부터 상태가 위중한 중증 환자였다. 중증 환자끼리 비교하면 사망률은 언덕병원 30.0%, 바다병원 40.0%였고, 경증 환자끼리는 2.0%와 4.0%였다." 마지막 문단에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다만 중증 환자끼리의 10%p 차이도 환자 수가 적어 우연으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크기다(95% 오차범위 약 ±15%p). 이 자료로는 언덕병원이 더 위험하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는 데까지만 말할 수 있다."
강 선배는 기사를 끝까지 읽고 한마디만 합니다. "몇 명 중에, 우연이면, 다른 설명. 셋 다 있네." 문 데스크가 화면을 넘겨보고 말합니다. "기사 돼. 아이스크림 건도 내일 아침에 같이 내자." 하린은 2주 전 명당 제보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웃습니다.
이 강의는 여기서 끝납니다. 열 교시 동안 확률과 큰 수의 법칙, 분포와 요약, 정규분포와 중심극한정리, 표본과 표준오차, 신뢰구간, p값과 그 함정, 베이즈 정리와 베이즈 갱신, 상관과 인과를 차례로 지나왔습니다. 공식은 잊어도 괜찮습니다. 뉴스에서 숫자를 만났을 때 분모를 찾고, 우연이 얼마나 자주 그런 숫자를 만드는지 묻고, 다른 설명을 떠올리는 습관이 남는다면 이 강의의 목적은 이룬 것입니다. 앞으로 실습대가 떠오르는 순간이 오면, 그 숫자를 한 번 더 들여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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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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