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헤드라인
#01 · 첫 장부
헤드라인
"예금 금리 연 3.5%, 대출 금리 연 5.2%" (월요일 아침 경제면)
알아낼 것
두 숫자가 각각 무슨 뜻인지 알고, 가게 비상금 1,000만 원과 리모델링 대출 6,000만 원에 매년·매달 얼마가 붙는지 직접 계산한다.
모퉁이 베이커리 · 아침 7시
월요일 아침 7시, 모퉁이 베이커리의 오븐에서 첫 크루아상이 나옵니다. 지우가 아버지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은 지 꼭 한 달째입니다. 계산대 옆에는 아버지가 30년 동안 쓴 장부가 펼쳐져 있고, 휴대폰에는 은행 문자가 와 있습니다. "대출 이자 출금 예정." 지우는 아직 이 대출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릅니다.
문에 달린 종이 울리고 윤 지점장이 들어옵니다. 은행 지점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단골로, 매일 이 시간에 크루아상 하나와 종이 신문을 펼칩니다. 오늘은 신문을 계산대에 내려놓고 경제면을 손가락으로 두드립니다. "예금 3.5%, 대출 5.2%래. 지우 씨 가게에 둘 다 해당되지?"
맞습니다. 가게에는 아버지가 모아 둔 비상금 1,000만 원이 있고, 리모델링 때 받은 대출 6,000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지우가 묻습니다. "그래서 이게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그때 아침 수업 가는 길에 빵을 사러 들른 도윤이 끼어듭니다. 주말에 가게 일을 돕는 경제학과 2학년입니다. "복리는 지수 함수라서요, 시간이 지나면…" 윤 지점장이 손을 젓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아무도 못 알아들어. 지우 씨, 금리는 그냥 돈의 값이야. 오늘은 그 값을 장부에 적어 보자."
이번 교시에서는 금리가 무엇인지, 이자가 해마다 어떻게 불어나는지(복리), 대출은 어떤 방식으로 갚는지를 실습대로 보고 가게 숫자로 계산합니다.
빵을 사려면 빵값을 냅니다. 남의 돈을 한동안 쓰려면 그 돈의 사용료를 냅니다. 이 사용료가 이자(interest) 이고, 빌린 돈(원금, principal)에 견준 1년 치 이자의 비율이 금리(interest rate) 입니다. "연 3.5%"는 100만 원을 1년 쓰면 3만 5천 원을 낸다는 뜻입니다.
예금과 대출은 방향만 반대인 같은 거래입니다.
| 누가 빌려주나 | 누가 빌리나 | 이자는 누가 받나 | |
|---|---|---|---|
| 예금 (연 3.5%) | 지우 | 은행 | 지우 |
| 대출 (연 5.2%) | 은행 | 지우 | 은행 |
가게 장부에 옮기면 이렇습니다.
신문과 통장에 적힌 금리는 거의 언제나 연 이율(1년 기준)입니다. 달마다 내는 이자는 연 이율을 12로 나눈 월 이율로 계산합니다.
"월 0.4%"라고 쓰인 대출 광고를 보면 반드시 12를 곱해 보세요. 연으로는 약 4.8%입니다. 작아 보이는 숫자는 대개 기간이 짧은 숫자입니다.
같은 은행이 예금에는 3.5%를 주고 대출에는 5.2%를 받습니다. 그 차이 1.7%p를 예대 금리 차(spread) 라고 합니다. 은행은 예금으로 모은 돈을 빌려주고, 이 차이로 직원 월급과 지점 운영비를 대고, 돈을 떼일 위험에 대비하고, 이익을 냅니다.
여기서 단위를 조심하세요. 5.2%와 3.5%의 차이는 1.7%p(퍼센트포인트) 입니다. "1.7%"라고 쓰면 3.5%의 1.7%, 곧 0.06%라는 뜻이 됩니다. 금리끼리의 차이와 변화는 언제나 %p로 씁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헤드라인 말고 숫자 옆에 붙은 말을 봐. 금리 숫자라면 세 가지를 붙여 읽어. 연인지 월인지, 세금 떼기 전인지 후인지, 그리고 내가 주는 쪽인지 받는 쪽인지.
비상금 1,000만 원을 연 3.5%로 여러 해 맡긴다고 해 봅시다.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처음 3년을 표로 보면 차이가 아주 작게 시작합니다(원 단위 반올림).
| 해 | 단리 | 복리 | 차이 (이자에 붙은 이자) |
|---|---|---|---|
| 0 | 1,000만 원 | 1,000만 원 | 0원 |
| 1 | 1,035만 원 | 1,035만 원 | 0원 |
| 2 | 1,070만 원 | 1,071만 2,250원 | 1만 2,250원 |
| 3 | 1,105만 원 | 1,108만 7,179원 | 3만 7,179원 |
2년째의 1만 2,250원은 첫해 이자 35만 원에 다시 3.5%가 붙은 돈입니다(). 식으로 쓰면 원금 , 연 금리 , 기간 년일 때
입니다. 복리는 해마다 을 한 번씩 곱합니다. 더하기와 곱하기의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20년이면
이고, 단리라면 입니다. 그 차이 약 290만 원이 모두 이자에 붙은 이자입니다.
아래 실습대에서 이 차이가 해마다 어떻게 자라는지 보세요. 막대 하나가 그해 끝의 원리금(원금 + 이자)입니다. 회색 층은 원금, 남색 층은 원금에 붙은 이자(단리로도 받는 몫), 주황색 층은 이자에 다시 붙은 이자(복리의 몫)입니다. 회색 점선은 단리였다면의 원리금이고, 가로 선은 원금의 두 배입니다. 오른쪽 슬라이더로 원금·연 금리·기간을 바꾸고, '재생'을 누르면 막대가 0년부터 한 해씩 자랍니다.
20년 뒤
복리 1,990만 원
단리였다면 1,700만 원
이자에 붙은 이자 290만 원
두 배까지 약 20.1년
72의 법칙: 72 ÷ 3.5 ≈ 20.6년
20년 동안은 원금의 두 배(1.99배)가 되지 않습니다. 두 배까지 약 20.1년이 걸립니다. 기간을 늘리거나 금리를 올려 보세요.
실습대에서 본 것을 정리합니다.
실제 예금은 1년, 2년처럼 기간을 정해 맡기는 경우가 많고, 만기에 이자를 받아 쓰면 단리, 원금과 함께 다시 맡기면 복리가 됩니다. 기사에서 "복리 효과"라는 말이 나오면 이자를 다시 맡긴다고 가정한 숫자라는 뜻입니다.
복리로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몇 년이 걸릴까요? 정확히 풀려면 로그가 필요하지만, 머릿속으로 쓰는 어림셈이 있습니다.
이것을 72의 법칙(rule of 72) 이라고 합니다. 실제 값과 비교해 보면 꽤 정확합니다(소수 첫째 자리 반올림).
| 연 금리 | 72의 법칙 | 실제로 걸리는 햇수 |
|---|---|---|
| 2% | 36년 | 35.0년 |
| 3.5% | 20.6년 | 20.1년 |
| 5% | 14.4년 | 14.2년 |
| 10% | 7.2년 | 7.3년 |
| 15% | 4.8년 | 5.0년 |
비상금을 연 3.5%로 복리로 굴리면 약 20년 뒤에 2,000만 원이 됩니다. 실습대 첫 화면에서 20년째 막대가 두 배 선에 거의 닿았던 것이 이 숫자입니다. 금리가 두 배(5% → 10%)가 되면 두 배가 되는 시간은 대략 반(14년 → 7년)이 됩니다.
72의 법칙은 거꾸로도 씁니다.
이제 대출입니다. 지우가 계산대 서랍에서 대출 서류를 꺼내 윤 지점장과 함께 읽습니다. 남은 원금 6,000만 원, 연 5.2% 변동금리, 남은 기간 5년(60개월). 서류에는 상환 방식이라는 칸도 있습니다. 대출 이자에는 단순한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달 이자 = 지금 남은 원금 × 월 이율
첫 달 이자는 입니다. 원금을 갚아 나가면 남은 원금이 줄고, 다음 달 이자도 줄어듭니다. 남은 원금을 어떤 속도로 줄이느냐에 따라 갚는 방식이 갈립니다.
원금 6,000만 원을 60개월로 똑같이 나눠 매달 100만 원씩 갚고, 이자는 그때 남은 원금에 붙여 냅니다.
남은 원금은 6,000만, 5,900만, …, 100만 원으로 고르게 줄어들고, 평균하면 3,050만 원입니다. 그래서 총이자는
입니다.
매달 내는 돈(원금 + 이자)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도록 맞추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에서 흔합니다. 매달 낼 돈 는 대출금 , 월 이율 , 개월 수 으로 이렇게 구합니다.
가게 대출로 한 번 계산해 봅시다. , 입니다.
60개월 동안 낸 돈은 약 6,826만 6,800원이고, 그중 원금 6,000만 원을 뺀 총이자는 약 826만 6,800원입니다. 첫 달 113만 7,780원 가운데 이자가 26만 원, 원금은 87만 7,780원입니다. 마지막 달에는 이자가 4,909원뿐이고 나머지가 모두 원금입니다.
아래 실습대의 위 그림은 달마다 갚는 돈입니다. 남색은 원금 몫, 주황색은 이자 몫입니다. 아래 그림은 남은 원금이며, 지금 고른 방식은 남색 실선, 다른 방식은 청록 점선입니다. '재생'을 누르면 첫 달부터 한 달씩 그려집니다. 오른쪽 칩으로 갚는 방식을 바꾸고, 슬라이더로 대출 금액·연 금리·기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두 방식의 첫 달·마지막 달 납입액과 총이자입니다.
| 원리금 균등 | 원금 균등 | |
|---|---|---|
| 첫 달 | 113.8만 | 126만 |
| 마지막 달 | 113.8만 | 100.4만 |
| 총이자 | 826.7만 | 793만 |
총이자 차이 336,798원
원리금 균등: 매달 1,137,780원로 같습니다. 첫 달에는 그중 이자가 260,000원, 갈수록 이자 몫이 줄고 원금 몫이 커집니다. '재생'으로 한 달씩 보세요.
두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가게 대출 6,000만 원, 연 5.2%, 60개월, 원 단위 반올림).
| 원리금 균등 | 원금 균등 | |
|---|---|---|
| 첫 달 납입액 | 113만 7,780원 | 126만 원 |
| 마지막 달 납입액 | 113만 7,780원 | 100만 4,333원 |
| 총이자 | 약 826만 6,800원 | 793만 원 |
| 30개월 뒤 남은 원금 | 약 3,194만 원 | 3,000만 원 |
| 좋은 점 | 매달 같은 돈이라 계획하기 쉽고 첫 부담이 작다 | 원금이 빨리 줄어 총이자가 적다 |
원금 균등의 총이자가 약 33만 7천 원 적은 까닭은 하나입니다. 남은 원금이 더 빨리 줄기 때문입니다. 이자는 남은 원금에 붙으니, 남은 원금 그래프 아래 넓이가 곧 이자의 크기입니다. 대신 원금 균등은 첫 달에 12만 2,220원을 더 내야 합니다. 어느 쪽이 낫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가게 매출이 들쭉날쭉하면 매달 같은 돈이 편할 수 있고, 초기에 여유가 있으면 총이자를 줄이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확인할 숫자는 첫 달 부담, 총이자, 중도에 갚을 때의 수수료입니다.
가게 대출은 변동금리입니다. 기준이 되는 금리가 바뀌면 남은 기간의 이자도 다시 계산됩니다. 금리가 0.25%p만 올라도 6,000만 원에서 한 달 이자가 1만 2,500원 늘어납니다. 이것은 3교시에서 기준금리와 함께 따라갑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대출 상담을 받으면 '월 납입액'만 묻지 말고 '총이자'를 꼭 물어봐. 월 납입액이 작아 보이는 상품은 대개 기간이 길어서 총이자가 커.
지우가 계산을 마치고 묻습니다. "그럼 비상금을 예금하면 1년에 35만 원 버는 거죠?" 윤 지점장이 신문 다른 면을 넘깁니다. "통장 숫자로는 그렇지. 그런데 1년 뒤에 1,035만 원으로 지금만큼 밀가루를 살 수 있을까?"
통장에 찍히는 3.5%를 명목 금리(nominal interest rate) 라고 합니다. 그사이 물가가 3% 오른다면, 늘어난 35만 원 가운데 30만 원어치는 오른 물건값을 따라잡는 데 들어갑니다. 실제로 늘어난 '살 수 있는 양'은 0.5% 남짓입니다. 이렇게 물가를 뺀 금리를 실질 금리라고 하고, 2교시에서 정확히 계산합니다.
또 하나 가게 장부에서 볼 것이 있습니다. 같은 1,000만 원이라도 예금으로 두면 1년에 35만 원을 받고, 같은 금액만큼 대출이 남아 있으면 1년에 52만 원을 냅니다. 차이 17만 원이 예대 금리 차 1.7%p입니다. 그렇다고 비상금을 곧바로 대출 상환에 쓰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비상금은 오븐이 고장 났을 때 쓰는 돈이고, 대출을 미리 갚으면 수수료가 붙기도 합니다. 금리 차와 함께 급할 때 꺼낼 수 있는가를 같이 따집니다.
| 용어 | 뜻 | 뉴스에서는 이렇게 |
|---|---|---|
| 금리 (이자율) | 돈을 1년 쓰는 값을 원금에 견준 비율 | "예금 금리 연 3.5%" |
| 원금 / 원리금 | 빌리거나 맡긴 돈 / 원금 + 이자 | "원리금 상환 부담" |
| 월 이율 | 연 이율 ÷ 12 | "월 0.4%" 광고 (연 4.8%) |
| 단리 / 복리 | 원금에만 이자 / 이자에도 이자 | "복리 효과" |
| 72의 법칙 | 72 ÷ 금리(%) ≈ 두 배가 되는 햇수 | "20년이면 두 배" |
| 예대 금리 차 | 대출 금리 − 예금 금리 (%p) | "은행 예대마진 확대" |
| 원리금 균등 / 원금 균등 | 매달 같은 돈 / 매달 같은 원금 |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
| 변동금리 | 기준 금리에 따라 바뀌는 대출 금리 | "변동금리 대출자 이자 부담 증가" |
| 명목 금리 | 통장에 찍히는 금리 (물가를 빼기 전) |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
같은 사실을 두 기사가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금리의 변화는 %p로 읽으세요. "%"로 쓴 변화를 보면 무엇의 몇 %인지 다시 계산해 봅니다.
지우의 경제 노트
금리는 돈의 값이다. 예금은 내가 은행에 빌려주는 것, 대출은 은행이 나에게 빌려주는 것.
신문의 금리는 연 이율이다. 달마다의 이자는 12로 나눈 월 이율로 계산하고, 금리 차이와 변화는 %p로 읽는다.
복리는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다. 처음엔 작지만 시간이 길수록 크게 벌어지고, 빚에도 똑같이 작동한다. 72 ÷ 금리 ≈ 두 배가 되는 햇수.
대출 이자 = 남은 원금 × 월 이율. 원리금 균등은 매달 같은 돈, 원금 균등은 원금이 빨리 줄어 총이자가 적다(가게 대출로 약 826만 원 대 793만 원).
통장의 3.5%는 명목 금리다. 세금과 물가를 빼야 실제로 늘어나는 몫이 보인다.
이 헤드라인을 다시 보면: 비상금 1,000만 원에는 1년에 35만 원(세전)이 붙고, 대출 6,000만 원에는 첫 달 이자 26만 원이 나간다.
윤 지점장이 신문을 접으며 말합니다. "내일 아침 신문에는 지난달 물가가 나올 거야. 지우 씨, 버터 값 요즘 어때?" 지우가 한숨을 쉽니다. "수입 버터가 1년 전보다 엄청 올랐어요." 윤 지점장이 웃습니다. "그런데 내일 신문에는 아마 '물가 3%대'라고 나올걸. 그 숫자가 어떤 장바구니의 평균인지 내일 같이 보자." 2교시에서는 물가지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체감 물가가 왜 다른지, 그리고 예금 3.5%의 실제 가치를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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