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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사장의 경제 뉴스 읽기: 금리·물가·환율·채권을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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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개요

1

돈에도 값이 있다: 금리와 복리

2

장바구니로 재는 물가: 소비자물가와 인플레이션

3

기준금리 한 번에 내 이자까지: 중앙은행과 통화정책

4

금리가 오르면 값이 내리는 시소: 채권

5

1달러에 1,400원: 환율

6

나라 경제의 성적표: GDP와 경기

7

주가는 미래를 먹고 산다: 주식, 금리, 기대

8

헤드라인을 숫자로 다시 읽기: 종합

빵집 사장의 경제 뉴스 읽기: 금리·물가·환율·채권을 그림으로
7교시

강의 시간 5:00–5:50

주가는 미래를 먹고 산다: 주식, 금리, 기대

오늘의 헤드라인

#07 · 둘째 주 화요일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가 내렸을까

헤드라인

"○○사 분기 이익 20% 늘어 사상 최대… 주가는 8% 하락" (경제면 기사, 회사와 숫자는 가상)

알아낼 것

주가가 무엇의 값인지 알고, 금리와 시장의 기대가 주가를 움직이는 길을 따라간다. 무엇을 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숫자가 움직이는 원리를 본다.

모퉁이 베이커리 · 아침 7시

둘째 주 화요일 아침, 주말 아르바이트생 도윤이 이번에도 수업 전에 가게에 들릅니다. 손에 든 휴대폰에 빨간 숫자가 떠 있습니다. "사장님, 이거 보세요. 용돈 모아서 산 주식인데요, 회사가 사상 최대 이익을 냈대요. 그런데 주가가 8%나 빠졌어요."

지우가 크루아상을 봉투에 담다가 화면을 들여다봅니다. "돈을 더 많이 벌었는데 값이 떨어져요? 그래서 이게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창가 자리의 윤 지점장이 신문을 접습니다. "주가는 지난 분기 성적표에 매기는 값이 아니야. 그 회사가 앞으로 벌 돈 전부를 오늘 값으로 바꾼 거지. 4교시에 채권 가격을 그렇게 구했잖아. 앞으로 받을 돈을 하나씩 할인해서 더했지." 그러고는 신문 한쪽을 가리킵니다. "어제 장기 금리도 올랐어. 할인하는 비율이 바뀌면 같은 미래도 값이 달라져."

이번 교시에서는 주식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주가를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로 읽는 법, 금리가 오를 때 먼 미래에 돈을 버는 회사가 더 크게 흔들리는 이유, PER이라는 숫자, 그리고 시장의 기대가 주가를 움직이는 방식을 봅니다. 마지막에 도윤의 주식이 왜 내렸는지 숫자로 설명합니다.

7-1. 주식은 회사의 몫이다 (7분)

주식(stock, share) 은 회사의 주인 자리를 잘게 나눈 조각입니다. 주식이 1억 주로 나뉜 회사에서 1주를 가지면 그 회사의 1억분의 1을 가진 주인, 곧 주주가 됩니다.

주주가 받는 것은 회사가 버는 이익의 몫입니다. 받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 배당(dividend): 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으로 나눠 줍니다.
  • 재투자: 회사가 이익을 다시 사업에 넣어 회사를 키웁니다. 회사가 커지면 같은 1주가 가진 몫의 값도 커집니다.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하면 시장이 매긴 회사 전체의 값이 나옵니다. 이것을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 이라고 합니다. 도윤의 회사는 주식이 5,000만 주이고 오늘 주가가 2만 4,000원이니, 시가총액은 2만 4,000원 × 5,000만 주 = 1조 2,000억 원입니다.

4교시의 채권과 비교하면 주식의 성격이 잘 보입니다.

채권주식
무엇인가빌려준 돈의 증서회사 주인 자리의 조각
받는 돈약속된 이자와 원금약속이 없다. 이익이 늘면 몫이 늘고, 줄면 준다
만기있다 (예: 10년)없다. 회사가 있는 한 계속
회사가 어려워지면주주보다 먼저 돌려받는다가장 나중. 남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주식은 약속된 돈이 없고 순서도 가장 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에서 예금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해야 그 위험을 떠안으려 합니다. 이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더 바라는 몫'이 다음 절의 열쇠입니다.

7-2. 주가 = 앞으로 벌 이익의 현재 가치 (10분)

4교시에서 채권 가격을 이렇게 구했습니다. nn년 뒤에 받을 돈 CC를 오늘 값으로 바꾸면 C/(1+r)nC / (1+r)^n입니다. 여기서 rr은 1년에 몇 %씩 깎을지 정하는 할인율(discount rate) 입니다. 같은 생각을 회사에 씁니다. 회사의 값은 앞으로 해마다 벌 이익을 모두 오늘 값으로 바꿔 더한 것입니다.

회사의 값=E1(1+r)+E2(1+r)2+⋯+E30(1+r)30\text{회사의 값} = \frac{E_1}{(1+r)} + \frac{E_2}{(1+r)^2} + \cdots + \frac{E_{30}}{(1+r)^{30}}

E1,E2,…E_1, E_2, \ldots는 1년째, 2년째에 벌 이익입니다. 이 강의에서는 계산을 단순하게 하려고 30년째에서 끊습니다.

주식의 할인율은 채권보다 큽니다. 7-1에서 본 위험 때문입니다.

할인율=금리+위험 프리미엄\text{할인율} = \text{금리} + \text{위험 프리미엄}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 은 약속 없는 돈을 기다리는 대가로 더 요구하는 몫입니다. 금리가 3%이고 위험 프리미엄이 3%라면 할인율은 6%입니다.

손으로 한 번 계산해 봅시다. 해마다 꼭 10억 원씩 버는 회사를 할인율 6%로 할인합니다.

언제벌 이익오늘 값으로 바꾸면
1년 뒤10억 원10 ÷ 1.06 ≈ 9.43억 원
2년 뒤10억 원10 ÷ 1.06² ≈ 8.90억 원
3년 뒤10억 원10 ÷ 1.06³ ≈ 8.40억 원
10년 뒤10억 원10 ÷ 1.06¹⁰ ≈ 5.58억 원
30년 뒤10억 원10 ÷ 1.06³⁰ ≈ 1.74억 원
30년치 합계300억 원약 137.6억 원

30년 동안 300억 원을 벌지만, 오늘 값으로는 137.6억 원입니다. 이 137.6억 원이 할인율 6%에서 이 회사의 적정 가치입니다. 주식 수로 나누면 1주의 적정한 값이 됩니다.

아래 실습대에는 두 가상의 회사가 있습니다. 지금 꾸준히 버는 회사는 해마다 10억 원을 법니다. 먼 미래에 많이 버는 회사는 처음 4년은 해마다 1억 원밖에 못 벌다가 점점 늘어 11년째부터는 해마다 20억 원을 법니다. 옅은 막대가 해마다 벌 이익, 진한 막대가 그 이익의 현재 가치입니다(꾸준한 회사는 남색, 먼 미래 회사는 청록). '현재 가치로 바꾸기'를 누르면 1년째부터 막대가 차례로 줄어들고, 왼쪽 위에 진한 막대의 합계가 쌓입니다. 금리와 위험 프리미엄은 오른쪽 슬라이더로 바꿉니다. 그래프 아래의 가로 막대는 두 회사의 적정 가치이고, 회색 점선은 할인율 6%일 때의 가치입니다.

051015201년5년10년15년20년25년30년몇 년 뒤이익 (억 원)
  • 해마다 벌 이익
  • 지금 가치(현재 가치)
  • 할인율 6%일 때의 가치
꾸준한 회사137.6억먼 미래 회사161.5억

회사

할인율 = 금리 3.00% + 위험 프리미엄 3.00% = 6.00%

꾸준한 회사먼 미래 회사
적정 가치137.6억161.5억
변화0.0%0.0%
PER13.8배161.5배

적정 가치 = 진한 막대의 합. 변화 = 할인율 6%일 때와 비교. PER = 적정 가치 ÷ 올해(1년째) 이익. 30년 뒤에는 이익이 끝난다고 단순하게 가정했습니다.

옅은 막대는 앞으로 해마다 벌 이익입니다. 다 더하면 300억 원이지만, 미래의 돈은 지금 돈보다 값이 작습니다. '현재 가치로 바꾸기'를 누르세요.

'현재 가치로 바꾸기'를 누르고 막대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세요. 1년째 막대는 조금, 30년째 막대는 크게 줄어듭니다. 이번에는 '먼 미래에 많이 버는 회사'를 고르세요. 처음 화면(할인율 6%)에서는 먼 미래 회사의 적정 가치가 161.5억 원으로 꾸준한 회사(137.6억 원)보다 큽니다. 이제 금리를 3%에서 4%로 올려 보세요. 꾸준한 회사는 9.8%, 먼 미래 회사는 14.1% 줄어듭니다. 금리를 7%까지 올리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두 회사의 이익을 그냥 더하면 꾸준한 회사가 300억 원, 먼 미래 회사가 453억 원입니다. 할인율 6%에서 현재 가치로 바꾸면 137.6억 원과 161.5억 원입니다. 먼 미래 회사는 이익의 대부분이 10년 뒤에 몰려 있어서, 할인으로 깎이는 몫이 훨씬 큽니다. 먼 미래 회사의 가치 가운데 약 79%는 11년째 이후의 이익에서 나옵니다. 꾸준한 회사는 그 비율이 약 47%입니다.

가게 장부에 적용하기. 윤 지점장이 냅킨에 문제를 하나 냅니다. "누가 이 빵집을 통째로 사겠다고 하면 얼마를 불러야 할까?" 계산을 쉽게 하려고, 지우의 월급을 뺀 가게 이익이 해마다 2,000만 원으로 영원히 이어진다고 가정합니다. 할인율이 8%라면, 끝없이 이어지는 같은 금액의 현재 가치는 간단한 식이 됩니다.

  • 영원히 이어지는 이익의 현재 가치 = 해마다의 이익 ÷ 할인율 = 2,000만 원 ÷ 0.08 = 2억 5,000만 원
  • 30년까지만 세면 약 2억 2,516만 원입니다. 30년 뒤의 돈은 워낙 많이 깎여서, 31년째부터 영원히 이어지는 이익을 모두 더해도 오늘 값으로 약 2,484만 원입니다.
  • 할인율이 10%라면 2,000만 원 ÷ 0.10 = 2억 원입니다. 할인율이 2%p 오르자 가게 값이 20% 내려갔습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주가를 보면 '이 회사가 지난번에 얼마 벌었나'보다 '앞으로 얼마를 벌 거라고 다들 생각하나, 그걸 몇 %로 깎고 있나'를 생각해. 둘 중 하나만 바뀌어도 주가는 움직여.

7-3.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가 더 작아진다 (8분)

할인율이 6%에서 7%로 1%p 오르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10억 원을 받는 때에 따라 깎이는 정도가 다릅니다.

10억 원을 받는 때할인율 6%할인율 7%줄어든 비율
1년 뒤9.43억 원9.35억 원−0.9%
10년 뒤5.58억 원5.08억 원−9.0%
30년 뒤1.74억 원1.31억 원−24.5%

1년 뒤의 돈은 한 번만 더 깎이지만, 30년 뒤의 돈은 서른 번 더 깎입니다. 깎이는 효과가 복리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할인율이 오르면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회사일수록 가치가 크게 줄어듭니다. 실습대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할인율꾸준한 회사먼 미래 회사
6% (처음)137.6억 원161.5억 원
7%124.1억 원 (−9.8%)138.8억 원 (−14.1%)
10%94.3억 원 (−31.5%)90.9억 원 (−43.8%)

할인율이 9%대 초반을 넘으면 두 회사의 순서가 뒤집힙니다. 미래가 같아도 할인율에 따라 어느 회사가 더 비싼지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4교시에서 본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에 더 크게 흔들린다"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회사는 만기가 아주 긴 채권과 닮았습니다. 신문에서 "금리 상승에 성장주 약세"라는 제목을 자주 보는 이유입니다. 성장주(growth stock) 는 지금 이익보다 앞으로 크게 자랄 이익에 값이 매겨진 회사의 주식을 말합니다.

이익이 해마다 일정한 비율 gg로 자라며 영원히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식이 하나 더 나옵니다.

가치=내년 이익r−g\text{가치} = \frac{\text{내년 이익}}{r - g}

빵집에 적용해 봅시다. 내년 이익 2,000만 원이 해마다 3%씩 자란다면, 할인율 8%에서 가치는 2,000만÷(0.08−0.03)=4억2{,}000\text{만} \div (0.08 - 0.03) = 4\text{억} 원입니다. 할인율이 9%로 오르면 2,000만÷0.06≈3억 3,333만2{,}000\text{만} \div 0.06 \approx 3\text{억 } 3{,}333\text{만} 원으로 16.7% 내려갑니다. 자라지 않는 경우(2억 5,000만 원에서 약 2억 2,222만 원으로, 11.1% 하락)보다 더 크게 내려갑니다. 성장을 기대받는 쪽이 금리에 더 예민합니다.

7-4. PER: 이익의 몇 배에 사고파나 (7분)

주가 기사에 자주 나오는 숫자가 PER(price-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 입니다.

PER=주가주당순이익=시가총액한 해 순이익\text{PER} = \frac{\text{주가}}{\text{주당순이익}} = \frac{\text{시가총액}}{\text{한 해 순이익}}

주당순이익(EPS, earnings per share) 은 한 해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것입니다. 도윤의 회사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1,200원이고 주가가 2만 4,000원이니 PER은 24,000 ÷ 1,200 = 20배입니다. "지금 이익이 그대로라면 20년 치 이익을 주고 산다"는 뜻입니다. 뒤집은 1 ÷ 20 = 5%를 이익수익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PER은 7-2의 할인 계산과 바로 이어집니다.

  • 이익이 자라지 않고 영원히 같다면 가치 = 이익 ÷ rr이므로 PER = 1/r1/r입니다. 할인율 8%면 PER은 12.5배입니다.
  • 이익이 해마다 gg씩 자란다면 PER = 1/(r−g)1/(r-g)입니다. 할인율 8%, 성장률 3%면 PER은 20배입니다.

그러니 PER 20배라는 숫자는 "시장이 이 회사의 이익이 꽤 자랄 거라고 보거나, 낮은 할인율을 쓰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실습대의 표에도 PER 칸이 있습니다(적정 가치 ÷ 1년째 이익). 할인율 6%에서 꾸준한 회사는 13.8배, 먼 미래 회사는 161.5배입니다. 먼 미래 회사는 올해 이익이 1억 원뿐이라서, 가치의 거의 전부가 앞으로의 이익에서 나옵니다. 할인율을 10%로 올리면 두 PER은 9.4배와 90.9배로 내려갑니다. 금리가 오르면 시장 전체의 PER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이유입니다.

PER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 PER이 낮다고 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익이 줄어들 거라고 다들 보는 회사는 PER이 낮게 매겨집니다.
  • PER이 높다고 비싸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익이 빠르게 자랄 회사는 지금 이익에 견주면 PER이 높습니다. 그 기대가 맞을지가 문제입니다.
  • 업종마다 보통 수준이 다릅니다. 같은 업종, 같은 회사의 과거와 비교해야 뜻이 생깁니다.

7-5.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하락: 기대 대비 실적 (8분)

이제 도윤의 주식으로 돌아갑니다. 윤 지점장이 기사를 끝까지 읽어 보라고 합니다. 기사 아래쪽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발표 전 증권사들의 평균 예상치(시장 예상)는 주당순이익 30% 증가였다."

이 회사의 작년 주당순이익은 1,000원이었습니다. 숫자를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주당순이익작년 대비주가 (PER 20배)
작년1,000원
발표 전 시장 예상1,300원+30%1,300 × 20 = 2만 6,000원
실제 발표1,200원+20%1,200 × 20 = 2만 4,000원

발표 전 주가 2만 6,000원은 이미 "이익이 30% 늘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 실제 이익은 사상 최대였지만 예상보다 적었고, 시장이 같은 PER 20배를 적용하면 주가는 2만 4,000원이 됩니다. (24,000−26,000)÷26,000≈−7.7%(24{,}000 - 26{,}000) \div 26{,}000 \approx -7.7\%, 기사의 "8% 하락"과 거의 맞습니다.

주가는 실적의 절대 크기가 아니라 시장 예상과의 차이에 반응합니다. 이미 예상된 좋은 소식은 이미 값에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priced in)"고 말합니다. 같은 이유로 반대 일도 생깁니다.

실제 실적시장 예상과 비교주가가 보통 움직이는 쪽
이익 20% 증가예상(30% 증가)보다 나쁨내린다
이익 10% 감소예상(25% 감소)보다 좋음오를 수 있다
이익 20% 증가예상과 같음별로 안 움직인다

그날은 장기 금리까지 올랐습니다. 7-3에서 본 것처럼 할인율이 오르면 같은 이익 전망도 값이 낮아집니다. 도윤의 회사처럼 앞으로의 성장에 값이 많이 매겨진 회사라면 더 그렇습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하락"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주가가 미래에 대한 생각과 할인율로 정해진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입니다.

지우가 묻습니다. "그럼 도윤이는 이제 팔아야 해요?" 윤 지점장이 웃습니다. "그건 내가 말할 일이 아니지. 오늘 배운 건 왜 움직였는지 읽는 법이야. 사고파는 결정은 각자의 사정과 시간이 정하는 거고."

윤 지점장의 한마디

기사에 '사상 최대 실적'이 보이면 같은 기사에서 '시장 예상'이나 '컨센서스'라는 말을 찾아봐. 주가는 실적이 아니라 예상과의 차이에 움직여.

7-6. 지수와 분산: 회사 하나의 사정, 시장 전체의 사정 (4분)

"주가 지수 2% 하락"이라는 뉴스는 한 회사가 아니라 시장 전체를 말합니다. 주가 지수(stock index) 는 여러 회사의 주가를 하나로 묶은 숫자입니다. 대개 시가총액이 큰 회사에 더 큰 무게를 주고, 어느 기준 시점의 값을 100이나 1,000 같은 수로 정해 그 뒤의 변화를 잽니다. 지수가 2% 내렸다면 시장 전체 몫의 값이 무게를 매긴 평균으로 2% 줄었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는 두 갈래입니다.

  • 회사 하나의 사정: 신제품이 실패하거나 공장에 불이 나는 일. 회사마다 따로 일어납니다.
  • 시장 전체의 사정: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나빠지는 일. 거의 모든 회사에 함께 닿습니다.

여러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가지면 회사마다 따로 일어나는 일은 서로 상쇄됩니다. 이것을 분산(diversification) 이라고 합니다. 서로 따로 움직이는 몫만 놓고 보면, 같은 크기로 나눠 담은 회사가 nn개일 때 그 흔들림은 대략 1/n1/\sqrt{n}로 줄어듭니다. 25곳이면 5분의 1입니다. 하지만 금리나 경기처럼 모두에게 함께 닿는 위험은 분산으로 줄지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른 날 지수 전체가 내리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이 강의는 무엇을 담으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 개면 안전하다"와 "여러 개여도 함께 흔들리는 몫이 있다"를 구별해 두면 시장 기사가 훨씬 잘 읽힙니다.

용어 정리

용어뜻뉴스에서는 이렇게
주식, 주주회사 주인 자리의 조각, 그것을 가진 사람"개인 투자자 주식 순매수"
시가총액주가 × 주식 수. 시장이 매긴 회사 전체의 값"시가총액 1조 원 돌파"
할인율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꿀 때 1년에 깎는 비율 = 금리 + 위험 프리미엄"금리 상승에 성장주 약세"
위험 프리미엄약속 없는 돈을 기다리는 대가로 더 요구하는 몫"위험 회피 심리 확산"
PER주가 ÷ 주당순이익. 이익의 몇 배에 거래되나"PER 20배, 고평가 논란"
주당순이익(EPS)한 해 순이익 ÷ 주식 수"주당순이익 1,200원"
시장 예상(컨센서스)발표 전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예상의 평균"시장 예상치 밑돈 실적"
주가 지수여러 회사 주가를 무게를 매겨 묶은 숫자"지수 2% 하락 마감"
분산여러 곳에 나눠 담아 회사마다의 흔들림을 줄이는 것"분산 투자"

기사에서는

같은 날 같은 사실로 이런 제목 두 개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사,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8% 급락"
  • "○○사 이익 20% 증가, 시장 예상(30% 증가)엔 못 미쳐… 주가 하락"

첫 제목은 '이상한 일'처럼 읽히고, 둘째 제목은 이유가 보입니다. 주가 기사에서는 세 가지를 찾으세요. 시장 예상은 얼마였나? 그날 금리는 어떻게 움직였나? 회사 하나의 일인가, 시장 전체의 일인가?

자주 하는 착각 (3분)

  • "좋은 회사의 주식은 좋은 투자다." 좋은 회사라는 것을 모두 알면 그 기대가 이미 주가에 들어 있습니다. 값은 회사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기대와 할인율로 정해집니다.
  • "이익이 늘면 주가는 오른다." 시장 예상보다 적게 늘면 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이 줄어도 예상보다 덜 줄면 오를 수 있습니다.
  • "PER이 낮으면 싸다." 이익이 줄 거라고 다들 보는 회사는 PER이 낮습니다. 낮은 이유를 먼저 봐야 합니다.
  • "금리와 주가는 따로 논다." 금리는 할인율의 한 부분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이익 전망도 값이 낮아지고, 먼 미래 이익에 값이 매겨진 회사일수록 더 크게 흔들립니다.
  • "종목을 여러 개 가지면 위험이 없다." 회사마다의 흔들림은 줄지만, 금리·경기처럼 모두에게 닿는 위험은 그대로 남습니다.

연습 문제 (3분)

  1. 할인율 5%일 때, 3년 뒤에 받을 이익 100억 원의 현재 가치는 얼마일까요?
  2. 주가 3만 원, 주당순이익 1,500원인 회사의 PER과 이익수익률은?
  3. 해마다 50억 원의 이익이 영원히 이어진다고 가정한 회사가 있습니다. 할인율이 10%일 때와 8%일 때의 가치를 구하고, 몇 % 달라지는지 말해 보세요.
  4. 어느 회사가 "이익 40% 증가"를 발표했는데 주가가 내렸습니다. 발표 전 시장 예상이 "50% 증가"였다면 이 움직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풀이

  1. 100 ÷ 1.05³ = 100 ÷ 1.157625 ≈ 86.4억 원입니다.
  2. PER = 30,000 ÷ 1,500 = 20배, 이익수익률 = 1 ÷ 20 = 5%입니다.
  3. 할인율 10%: 50억 ÷ 0.10 = 500억 원. 할인율 8%: 50억 ÷ 0.08 = 625억 원. 할인율이 2%p 내려가자 가치가 25% 올랐습니다. 반대로 8%에서 10%로 오르면 625억에서 500억으로 20% 내립니다. 같은 2%p라도 어느 쪽에서 재느냐에 따라 비율이 다르니, 기준을 함께 밝혀야 합니다.
  4. 발표 전 주가는 이미 "50% 증가"를 담고 있었습니다. 40% 증가는 그 기대에 못 미쳤으니, 시장은 앞으로의 이익 전망을 낮춰 잡았고 주가가 내렸습니다. 같은 날 금리가 올랐다면 할인율 상승도 함께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지우의 경제 노트

  • 주식은 회사 주인 자리의 조각이다. 시가총액 = 주가 × 주식 수.

  • 주가는 앞으로 벌 이익을 할인율(금리 + 위험 프리미엄)로 깎아 더한 현재 가치다. 지난 성적표의 값이 아니다.

  • 할인율이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일수록 더 많이 깎인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가 더 크게 흔들리는 이유다.

  •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성장 기대와 할인율이 함께 담긴 '기대의 온도계'다. 낮다고 싸고 높다고 비싼 게 아니다.

  • 주가는 실적의 크기가 아니라 시장 예상과의 차이에 움직인다. 분산은 회사 하나의 위험만 줄인다.

  • 이 헤드라인을 다시 보면: "이익 20% 늘었지만 시장 예상(30%)에 못 미쳤고, 장기 금리도 올라 주가 8% 하락."

도윤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말합니다. "그럼 제 주식은 회사가 망해서가 아니라 사람들 기대가 너무 컸던 거네요." 윤 지점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일 신문 이야기를 꺼냅니다. "내일은 큰 숫자 두 개가 나올 거야. '가계부채 사상 최대', 그리고 '장단기 금리 역전'. 둘 다 무섭게 들리지. 내일은 지금까지 배운 걸 다 꺼내서 읽어 보자." 8교시에서는 '사상 최대'라는 말과 그래프가 만드는 인상을 숫자로 다시 읽고, 짧은 금리와 긴 금리가 뒤집히는 일이 무슨 신호인지 봅니다. 그리고 이 강의를 체크리스트 하나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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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 · 나라 경제의 성적표: GDP와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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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교시 · 헤드라인을 숫자로 다시 읽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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