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헤드라인
#04 · 목요일 아침
헤드라인
"금리 급등에 채권 가격 급락… 만기 긴 채권일수록 낙폭 커" (목요일 아침 신문 경제면)
알아낼 것
채권이 무엇이고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계산한다. 금리와 채권 가격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 왜 만기가 길수록 더 크게 흔들리는지 알아낸다.
모퉁이 베이커리 · 아침 7시
목요일 아침 7시. 윤 지점장이 경제면을 펼쳐 계산대에 올려놓습니다. "금리 급등에 채권 가격 급락." 어제는 '인상 마무리' 기대로 시장 금리가 내렸다더니, 밤사이 해외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인상이 아직 안 끝났다'는 쪽으로 기대가 뒤집혔다는 기사입니다. 지우는 윤 지점장에게 배운 대로 숫자 옆의 말부터 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숫자 옆의 말이 이상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받으니까 좋은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뭔가가 급락해요?"
사실 지우에게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주 은행에 갔을 때 직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상금 1,000만 원, 예금 말고 채권은 어떠세요? 요즘 채권 금리가 높아요." 지우는 그때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채권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윤 지점장이 크루아상을 반으로 가릅니다. "채권은 시소야. 금리가 한쪽 끝, 가격이 반대쪽 끝.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가. 왜 그런지 알면 그 직원 말이 반만 맞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이번 교시에서는 채권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1교시 복리를 거꾸로 돌린 '현재 가치'로 채권 가격을 직접 계산합니다. 그리고 금리와 가격의 시소, 만기에 따라 흔들림이 얼마나 다른지 실습대로 확인합니다.
채권(bond) 은 나라나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써 주는 증서입니다. 증서에는 세 가지 약속이 적혀 있습니다.
| 약속 | 뜻 | 예 |
|---|---|---|
| 액면 (face value) | 만기에 돌려줄 원금 | 100만 원 |
| 표면 이자율 (coupon rate) | 액면에 대해 해마다 주는 이자의 비율 | 3% → 해마다 3만 원 |
| 만기 (maturity) | 원금을 돌려주는 날 | 5년 뒤 |
나라가 내면 국채(우리나라 정부가 내는 것은 국고채), 회사가 내면 회사채입니다. 위 채권을 산 사람이 받을 돈을 시간 순서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 언제 | 1년 뒤 | 2년 뒤 | 3년 뒤 | 4년 뒤 | 5년 뒤 |
|---|---|---|---|---|---|
| 받을 돈 | 3만 원 | 3만 원 | 3만 원 | 3만 원 | 103만 원 (이자 + 원금) |
모두 더하면 115만 원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약속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3만 원은 3만 원이고, 마지막 해의 103만 원도 그대로입니다. 바뀌는 것은 이 약속을 지금 사고팔 때의 값입니다. 채권은 만기 전에도 시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고, 그때의 가격이 신문에 나오는 '채권 가격'입니다.
정기예금과 견주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 정기예금 | 채권 | |
|---|---|---|
| 중간에 돈이 필요하면 | 해지한다. 이자는 깎이지만 원금은 그대로 | 시장에 판다. 그날 가격에 따라 원금보다 더 받거나 덜 받는다 |
| 돈을 못 돌려받을 위험 | 은행이 망해도 일정 한도까지 예금자 보호 |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발행한 곳이 못 갚으면 손실 |
| 이자 | 맡길 때 정한 금리 | 표면 이자.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산 가격에 달렸다(4-5절) |
1교시의 복리 계산대로라면 100만 원을 연 4%로 1년 맡기면 104만 원이 됩니다. 이것을 거꾸로 돌리면, 1년 뒤의 104만 원은 지금의 100만 원과 같은 값어치입니다.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꾼 것을 현재 가치(present value), 바꾸는 계산을 할인(discount)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은 지금 시장에서 같은 기간 돈을 맡기면 받을 수 있는 금리, 즉 시장 금리입니다. 1교시 복리 식 를 곱하던 것을 나누기로 바꾼 것뿐입니다. 먼 미래일수록 가 커지니 더 많이 줄어듭니다.
액면 100만 원, 표면 이자 3%, 만기 1년인 채권은 1년 뒤에 103만 원을 줍니다. 오늘 이 채권의 값은 시장 금리에 따라 다릅니다.
| 시장 금리 | 계산 | 오늘 가격 |
|---|---|---|
| 2% | 103 ÷ 1.02 | 100만 9,804원 |
| 3% | 103 ÷ 1.03 | 100만 원 |
| 4% | 103 ÷ 1.04 | 99만 385원 |
왜 이렇게 되는지 시장의 눈으로 보면 분명합니다. 시장 금리가 4%라면 누구든 100만 원으로 1년 뒤 104만 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채권은 1년 뒤 103만 원밖에 주지 않으니, 100만 원을 내고 살 사람은 없습니다. 값이 99만 385원으로 내려가야 1년 뒤 103만 원을 받았을 때 수익률이 딱 4%가 됩니다.
해마다 이자를 주는 채권은 받을 돈 하나하나를 따로 할인해서 더합니다. 해마다 이자 , 액면 , 만기 년, 시장 금리 이면
입니다. 4-1절의 5년 채권을 시장 금리 4%로 계산해 봅시다(만 원 단위,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 받는 때 | 받을 돈 | 현재 가치 | |
|---|---|---|---|
| 1년 뒤 | 3 | 1.0400 | 2.88 |
| 2년 뒤 | 3 | 1.0816 | 2.77 |
| 3년 뒤 | 3 | 1.1249 | 2.67 |
| 4년 뒤 | 3 | 1.1699 | 2.56 |
| 5년 뒤 | 103 | 1.2167 | 84.66 |
| 합계 | 115 | 95.55 |
반올림한 값을 더하면 95.54지만, 반올림 전 값으로 더하면 95.548…, 즉 95만 5,482원입니다. 받을 돈은 모두 115만 원인데 오늘 가격은 95만 5,482원입니다. 시장 금리가 3%라면 같은 계산으로 정확히 100만 원이 나옵니다. 표면 이자율과 시장 금리가 같으면 가격은 액면과 같습니다.
이제 시장 금리를 손으로 움직여 봅시다. 실습대 위쪽 그림은 시소입니다. 왼쪽 주황 추가 시장 금리, 오른쪽 추가 채권 가격이고, 가운데 회색 점선은 가격이 액면(100만 원)과 같을 때의 수평입니다. 가격 추는 액면보다 쌀 때 빨강, 비쌀 때 청록, 같을 때 남색입니다. 아래 그래프의 가로축은 몇 년 뒤에 받는 돈인지, 세로축은 금액(만 원)입니다. 회색 테두리 막대가 앞으로 받을 돈, 그 안의 남색 막대가 그 돈의 현재 가치입니다. 오른쪽에서 만기 칩(1·5·10·30년)을 고르고 시장 금리 슬라이더를 끌어 보세요. '현재 가치로 줄이기'를 누르면 받을 돈 막대가 현재 가치까지 줄어드는 모습이 재생됩니다. 아래 표는 만기마다 지금 가격과, 시장 금리가 지금보다 1%p 오르거나 내릴 때 가격이 몇 % 바뀌는지 보여 줍니다.
액면 100만 원 · 표면 이자 3% (해마다 3만 원)
채권 가격 100만 원
액면 대비 0.0%
이자들의 현재 가치 25.6만 + 원금의 현재 가치 74.4만
| 만기 | 지금 가격 | +1%p면 | −1%p면 |
|---|---|---|---|
| 1년 | 100만 | −1.0% | +1.0% |
| 5년 | 100만 | −4.5% | +4.7% |
| 10년 | 100만 | −8.1% | +9.0% |
| 30년 | 100만 | −17.3% | +22.4% |
시장 금리가 지금에서 1%p 오르거나 내릴 때 가격이 몇 % 바뀌는지
시장 금리 = 표면 이자(3%): 가격이 액면 100만 원과 같습니다. 슬라이더로 시장 금리를 올려 보세요.
실습대에서 본 시소를 두 가지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0년 만기, 표면 이자 3% 채권의 가격을 시장 금리별로 놓으면 시소가 숫자로 보입니다.
| 시장 금리 | 2% | 2.5% | 3% | 3.5% | 4% | 5% | 6% |
|---|---|---|---|---|---|---|---|
| 가격 (만 원) | 108.98 | 104.38 | 100.00 | 95.84 | 91.89 | 84.56 | 77.92 |
자세히 보면 시소가 정확히 대칭은 아닙니다. 3%에서 4%로 오를 때는 8.1% 내리지만, 3%에서 2%로 내릴 때는 9.0% 오릅니다. 금리가 내릴 때 오르는 폭이 금리가 오를 때 내리는 폭보다 조금 큽니다.
신문의 "국고채 금리 급등"에서 말하는 금리는 표면 이자율이 아닙니다. 지금 가격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을 때 해마다 얻는 수익률, 즉 만기 수익률(yield to maturity) 입니다.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정해지면 수익률이 따라 정해지고, 수익률이 정해지면 가격이 따라 정해집니다. 4-2절의 5년 채권을 95만 5,482원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수익률이 정확히 4%입니다. 그래서 "채권 금리 급등"과 "채권 가격 급락"은 같은 사실을 두 번 말한 것입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채권 기사에서 '금리'가 나오면 그건 표면 이자가 아니라 지금 가격으로 계산한 수익률이야. 금리가 올랐다는 건 이미 가진 사람의 채권값이 내렸다는 뜻이고, 새로 사는 사람에게는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뜻이지.
헤드라인 뒷부분, "만기 긴 채권일수록 낙폭 커"를 숫자로 확인해 봅시다. 표면 이자 3%, 액면 100만 원인 채권 네 개의 가격을 시장 금리 3%, 4%, 2%에서 계산했습니다(만 원 단위).
| 만기 | 3%일 때 | 4%일 때 | 변화 | 2%일 때 | 변화 |
|---|---|---|---|---|---|
| 1년 | 100.00 | 99.04 | −1.0% | 100.98 | +1.0% |
| 5년 | 100.00 | 95.55 | −4.5% | 104.71 | +4.7% |
| 10년 | 100.00 | 91.89 | −8.1% | 108.98 | +9.0% |
| 30년 | 100.00 | 82.71 | −17.3% | 122.40 | +22.4% |
같은 1%p인데 1년 채권은 1% 남짓, 30년 채권은 17% 넘게 움직입니다. 이유는 실습대의 막대에서 이미 보았습니다. 먼 미래의 돈일수록 할인을 여러 번 겹쳐 받습니다. 원금 100만 원 하나만 떼어 보면 분명합니다.
1%p 차이가 30번 겹치면 영향이 훨씬 커집니다. 만기가 긴 채권은 가격의 대부분이 먼 미래의 돈이라 금리에 더 예민합니다.
수업 전에 빵을 사러 들른 도윤이 냅킨에 한 단어를 적습니다. "듀레이션!" 윤 지점장이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듀레이션(duration) 은 채권에서 돈을 돌려받는 평균 시점을 현재 가치로 가중해 구한 것입니다. 표면 이자 3%, 시장 금리 3%일 때 1년 채권은 1년, 5년 채권은 약 4.7년, 10년 채권은 약 8.8년, 30년 채권은 약 20.2년입니다. 30년 채권도 해마다 이자를 받으니 평균은 30년보다 짧습니다. 시장 금리가 1%p 움직이면 가격은 대략 '듀레이션 ÷ (1 + 시장 금리)'%만큼 반대로 움직입니다. 10년 채권이면 8.8 ÷ 1.03 ≈ 8.5%로, 표의 −8.1%와 +9.0% 사이에 듭니다. 기사에서 "듀레이션이 긴 채권"이라고 하면 "금리에 예민한 채권"이라고 읽으면 됩니다.
지우가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만약 제가 어제 1,000만 원으로 5년 만기, 표면 이자 3% 채권을 10장 샀는데 오늘 시장 금리가 4%로 올랐다면요?"
윤 지점장이 정리합니다. "채권은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약속대로, 만기 전에 팔면 그날 시장 가격이야. 그래서 비상금처럼 언제 꺼낼지 모르는 돈에는 질문이 하나 더 붙지." 이 강의는 무엇을 사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채권을 볼 때 확인할 숫자는 이렇습니다.
| 확인할 것 | 왜 |
|---|---|
| 만기와 내가 돈이 필요한 때 | 만기 전에 팔아야 하면 그날 가격을 받는다. 금리가 올랐으면 손해 |
| 발행한 곳 (나라, 회사)과 신용도 | 못 갚으면 약속도 소용없다. 수익률이 유난히 높으면 위험이 높다는 뜻일 수 있다 |
| 지금 가격과 만기 수익률 | 표면 이자율이 아니라 산 가격으로 계산한 수익률이 실제 수익률 |
| 예금자 보호 | 채권은 대상이 아니다 |
| 세금과 수수료 | 중간에 사고팔면 수수료가 붙고, 이자에는 세금이 붙는다 |
은행 직원의 말이 "반만 맞다"는 것은 이 뜻입니다. 채권 금리가 높다는 것은 지금 새로 사는 사람에게는 수익률이 높다는 뜻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금리가 더 오르면 중간에 팔 때의 가격은 내려갑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채권은 안전하다'는 말을 들으면 두 가지를 물어. 누가 갚는 채권이야? 그리고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해질 가능성은 없어? 두 질문에 답이 서야 안전한지 말할 수 있어.
같은 날의 같은 움직임이 이렇게 쓰입니다.
첫째는 수익률(금리)로, 둘째는 가격으로 쓴 것입니다. 둘은 시소의 양쪽 끝이라 늘 반대로 움직입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을 가진 사람에게 좋은 소식이고, "채권 금리 상승"은 가진 사람에게 나쁜 소식, 새로 사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기사에 "장기물", "10년물", "30년물"이 나오면 만기가 길수록 같은 금리 변화에 가격이 더 크게 움직였다는 점을 떠올리세요.
| 용어 | 뜻 | 뉴스에서는 이렇게 |
|---|---|---|
| 채권 | 돈을 빌리며 써 주는 증서. 이자와 원금을 언제 줄지 약속한다 | "회사채 발행 늘어" |
| 국채 / 회사채 | 나라가 낸 채권 / 회사가 낸 채권 | "국고채 3년물 금리" |
| 액면 · 표면 이자율 · 만기 | 돌려줄 원금 · 해마다 주는 이자 비율 · 원금 돌려주는 날 | "표면 금리 3%, 만기 5년" |
| 현재 가치 | 미래에 받을 돈을 시장 금리로 할인한 오늘의 값 |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 |
| 만기 수익률 (채권 금리) | 지금 가격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을 때의 연 수익률 | "채권 금리 급등" = "채권 가격 급락" |
| 장기물 / 단기물 | 만기가 긴 채권 / 짧은 채권 | "장기물 금리 상승 폭 커" |
| 듀레이션 | 돈을 돌려받는 평균 시점. 길수록 금리에 예민하다 | "듀레이션 짧게 가져가" |
지우의 경제 노트
채권은 빌려준 돈의 증서다. 액면·표면 이자·만기라는 약속은 바뀌지 않고, 그 약속을 사고파는 값이 바뀐다.
가격 = 앞으로 받을 돈을 시장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의 합. 표면 이자율 = 시장 금리이면 가격 = 액면.
시장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신문의 '채권 금리'는 지금 가격으로 계산한 수익률이다.
만기가 길수록 더 크게 흔들린다. 3%→4%에서 1년 −1.0%, 10년 −8.1%, 30년 −17.3%.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약속대로, 만기 전에 팔면 그날 시장 가격이다. 비상금은 '언제 필요할지'부터 따진다.
이 헤드라인을 다시 보면: '금리 급등에 채권 가격 급락'은 같은 사실을 두 번 말한 것이고, 장기 채권일수록 더 많이 내렸다는 뜻이다.
금요일 아침, 지우의 휴대폰에 버터 납품 업체의 문자가 와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수입 버터 납품가를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윤 지점장이 들고 온 신문 1면에는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가 실려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 약해진다는데, 숫자가 커지는데 왜 약해진다는 거예요?" 5교시에서는 환율을 읽는 법과, 그 숫자가 크루아상 한 개의 원가에 어떻게 닿는지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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