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헤드라인
#05 · 버터 납품가 문자
헤드라인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금요일 아침 경제면 머리기사)
알아낼 것
환율이 오른다는 말이 원화에 무슨 뜻인지, 크루아상 한 개의 원가와 마진이 얼마나 바뀌는지, 환율은 왜 움직이고 물가에는 어떻게 번지는지 알아낸다.
모퉁이 베이커리 · 아침 7시
금요일 아침 7시, 첫 크루아상이 오븐에서 나올 때 지우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버터 도매상의 문자입니다. "환율 상승으로 다음 달부터 수입 버터 납품가를 조정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윤 지점장이 늘 앉는 창가 자리에서 신문을 펼칩니다. 1면 머리기사는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입니다. 지우가 문자를 보여 주며 묻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오른다'니까 좋은 말 같은데, 버터값은 오른대요."
윤 지점장이 크루아상을 한 입 베어 뭅니다. "환율은 누구 편도 아니야. 달러 한 장을 사려면 원을 얼마 내야 하는지, 그 값일 뿐이지. 숫자가 커지면 달러가 비싸진 거고, 뒤집어 말하면 원화가 싸진 거야. 달러를 주고 버터를 사 오는 집에는 나쁜 소식이고, 물건을 팔고 달러를 받는 집에는 좋은 소식이야."
지우는 계산대 밑에서 아버지가 쓰던 원가표를 꺼냅니다. "그럼 우리 크루아상 한 개에는 얼마나 닿는 거예요?" 이번 교시에서는 환율을 읽는 법부터 시작해, 크루아상 한 개의 원가에 숨어 있는 달러를 찾고, 환율이 왜 움직이는지와 장바구니 물가로 번지는 길까지 따라갑니다.
환율(exchange rate) 은 두 나라 돈을 바꾸는 비율입니다. 뉴스에서 "원·달러 환율 1,400원"이라고 하면, 1달러를 사는 데 1,400원이 든다는 뜻입니다. 달러를 물건 하나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크루아상 한 개가 4,000원이듯, 달러 한 장의 값이 1,400원입니다.
물건값이 오르면 그 물건이 비싸진 것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가 비싸진 것이고, 같은 말을 원화 쪽에서 하면 원화가 싸진 것입니다. 그래서 환율 숫자와 원화 가치는 늘 반대로 움직입니다.
| 환율 숫자 | 달러 | 원화 | 부르는 말 |
|---|---|---|---|
| 오른다 (1,300 → 1,400원) | 비싸진다 | 가치가 떨어진다 | 원화 약세, 달러 강세 |
| 내린다 (1,400 → 1,300원) | 싸진다 | 가치가 오른다 | 원화 강세, 달러 약세 |
석 달 전, 지우가 가게를 맡기 전에는 환율이 1,300원 언저리였습니다. 같은 1만 원을 들고 은행에 가면 받을 수 있는 달러가 이렇게 바뀝니다(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 석 달 전 | 지금 | 변화 | |
|---|---|---|---|
| 1달러를 사는 데 드는 원 | 1,300원 | 1,400원 | +100원 (+7.7%) |
| 1만 원으로 살 수 있는 달러 | 7.69달러 | 7.14달러 | −0.55달러 (−7.1%) |
두 변화율이 7.7%와 7.1%로 다릅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달러 값은 1,300원을 기준으로 100원 올랐고, 원화 가치는 거꾸로 계산합니다.
"환율이 7.7% 올랐다"와 "원화 가치가 7.1% 떨어졌다"는 같은 사실입니다. 기사가 어느 쪽 숫자를 썼는지 보면 됩니다.
한 가지 더. 뉴스의 환율은 은행끼리 거래하는 시장의 값(은행 창구에서는 매매기준율이라고 붙여 둡니다)입니다. 창구에서 현금 달러를 살 때는 이보다 몇십 원 비싸게, 팔 때는 몇십 원 싸게 쳐 줍니다. 그 차이가 은행의 환전 수수료입니다. 엔화처럼 단위가 작은 돈은 "100엔당 ○○원"으로 나오니 단위도 함께 확인하세요.
모퉁이 베이커리의 버터 크루아상은 4,000원입니다. 아버지의 원가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가상의 수치). 버터와 밀가루는 수입품이라 도매상이 달러 가격에 환율을 곱해 납품가를 정한다고 칩니다. 운송비와 도매상 몫도 달러 가격 안에 들어 있다고 봅니다.
| 원가 항목 | 한 개에 드는 양 | 값 |
|---|---|---|
| 수입 버터 | 40g (1kg에 15달러) | 0.60달러 |
| 수입 밀가루 | 50g (1kg에 4달러) | 0.20달러 |
| 국내 재료 (우유·달걀·설탕·포장) | 360원 | |
| 인건비 | 1,200원 | |
| 임대료·전기·가스 등 | 700원 |
수입 재료는 모두 0.80달러입니다. 원화로는 환율을 곱합니다.
환율 1,300원이면 원, 1,400원이면 원입니다. 나머지 항목은 원화로 사니 환율과 상관없이 그대로입니다.
| 환율 | 수입 재료 | 원가 합계 | 마진 (판매가 − 원가) | 판매가 중 수입 재료 몫 |
|---|---|---|---|---|
| 1,000원 | 800원 | 3,060원 | 940원 | 20% |
| 1,300원 (석 달 전) | 1,040원 | 3,300원 | 700원 | 26% |
| 1,400원 (지금) | 1,120원 | 3,380원 | 620원 | 28% |
| 1,500원 | 1,200원 | 3,460원 | 540원 | 30% |
| 1,600원 | 1,280원 | 3,540원 | 460원 | 32% |
아래 실습대 위쪽 막대가 크루아상 한 개, 4,000원입니다. 왼쪽부터 남색이 수입 재료, 청록이 국내 재료, 회색 두 칸이 인건비와 임대료·전기 등이고, 오른쪽 끝 주황이 남는 몫(마진)입니다. 회색 점선은 석 달 전(1달러 1,300원)일 때의 경계입니다. 아래 왼쪽 저울에는 1달러와, 그것과 바꾸는 데 드는 원화(1,000원 지폐, 100원·10원 동전)가 올라갑니다. 오른쪽에는 환율과 원화 가치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화살표로 나옵니다.
1달러를 사는 데 원이 더 듭니다
(석 달 전 → 지금)
수입 재료 1,040원 → 1,120원
마진 700원 → 620원 (−11.4%)
판매가 중 수입 재료 28%
환율이 석 달 전보다 100원 올라 수입 재료 몫이 80원 늘었습니다. 빵값이 4,000원 그대로면 그만큼 마진이 줄어 620원입니다.
실습대에서 본 것을 숫자로 정리합니다.
다만 환율이 오른 날 바로 원가가 오르지는 않습니다. 도매상에게는 예전 환율로 사 둔 재고가 있고, 납품가는 계약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쯤 바꿉니다. 그래서 문자가 "다음 달부터"라고 한 것입니다. 환율이 원가에 닿기까지는 시차가 있습니다.
윤 지점장의 말대로, 같은 환율이 누구에게는 부담이고 누구에게는 이익입니다. 실습대의 보기를 바꿔 가며 확인합니다.
수출 기업. 국내 공장에서 원가 1만 원(원화)을 들여 만든 물건을 외국에 10달러에 판다고 합시다. 환율이 1,300원이면 10달러는 1만 3,000원이라 이익이 3,000원입니다. 1,400원이면 1만 4,000원이라 이익이 4,000원입니다. 물건도, 판매가도 그대로인데 이익이 33% 늘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 판매가를 조금 낮춰 경쟁사보다 싸게 팔 여유도 생깁니다. 물론 수출 기업도 원료를 수입한다면 그쪽 원가는 오르니, 실제 효과는 기업마다 다릅니다.
해외여행과 직구. 여행 경비 100달러는 환율 1,300원일 때 13만 원, 1,400원일 때 14만 원입니다. 같은 여행에 1만 원이 더 듭니다. 해외 쇼핑몰에서 50달러짜리 물건을 사는 직구도 6만 5,000원에서 7만 원이 됩니다. 반대로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같은 100달러를 바꿔 13만 원 대신 14만 원을 받으니, 한국 여행이 싸집니다.
| 환율이 오를 때 (원화 약세) | 대체로 |
|---|---|
| 수입 재료를 쓰는 가게·기업 (모퉁이 베이커리) | 원가 부담 ↑ |
| 물건을 팔고 달러를 받는 수출 기업 | 원화로 바꾼 매출 ↑ |
| 해외여행·유학·직구 하는 사람 | 같은 경비에 원화 ↑ |
|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 한국 여행이 싸짐 |
| 달러 빚이 있는 기업 | 원화로 갚을 돈 ↑ |
환율이 내리면(원화 강세) 표의 화살표가 모두 뒤집힙니다. 그래서 "환율 상승은 나쁘다" 또는 "좋다"라는 말은 반쪽짜리입니다. 누구에게 좋고 나쁜지를 붙여야 완성됩니다.
윤 지점장의 한마디
환율 기사는 '누구에게'를 붙여서 읽어. 원화 약세는 수입하는 쪽엔 부담이고 수출하는 쪽엔 이익이야. 그리고 은행 창구에서 현금으로 바꾸면 뉴스에 나온 환율보다 몇십 원 비싸게 산다는 것도 잊지 말고.
환율도 값이라서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입니다. 원화와 달러를 바꾸는 시장(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달러 값, 즉 환율이 오릅니다. 달러를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환율이 내립니다.
| 달러를 사려는 쪽 (환율 ↑ 방향) | 달러를 팔려는 쪽 (환율 ↓ 방향) |
|---|---|
| 원유·원자재·버터를 수입하는 기업 | 수출하고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기업 |
| 해외여행·유학·직구 하는 사람 | 한국에 와서 환전하는 외국인 관광객 |
| 해외 주식·채권을 사려는 국내 투자자 | 국내 주식·채권을 사려는 외국인 투자자 |
| 국내 자산을 팔고 돈을 빼 가는 외국인 투자자 |
이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 힘을 교과서는 크게 세 가지로 묶습니다.
지우가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번 주에 기준금리를 올렸다면서요. 그럼 환율은 내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윤 지점장이 신문의 작은 표를 가리킵니다. "교과서대로면 그쪽으로 미는 힘이 생긴 건 맞아. 그런데 미국 금리가 여전히 더 높을 수도 있고, 0.25%p 인상은 시장이 이미 예상해서 값에 들어가 있었을 수도 있어. 그사이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는 뉴스가 나오면 달러를 사려는 힘이 더 셀 수도 있지. 환율은 여러 힘을 합친 결과야."
환율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중앙은행과 정부가 속도를 조절하려고 외환시장에 나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향 자체를 오래 거스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말 환율 ○○원 전망" 같은 기사는 숫자보다 어떤 힘을 근거로 들었는지를 읽는 편이 낫습니다. 전망은 자주 빗나갑니다.
환율은 이렇게 물가로 번집니다.
환율 상승 → 수입품의 원화 가격(수입 물가) 상승 → 그것을 재료로 쓰는 가게·기업의 원가 상승 → 일부가 판매가로 → 소비자 물가 상승
크루아상으로 계산해 봅니다. 환율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오르자 원가는 3,300원에서 3,380원으로 80원, 약 2.4% 올랐습니다. 마진 700원을 지키려면 판매가를 4,080원으로 올려야 합니다. 빵값 기준으로 2.0%입니다. 환율은 7.7% 올랐지만 빵값에 필요한 인상은 2% 정도입니다. 판매가 중 수입 재료가 26%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라 전체도 같은 구조입니다. 원유·곡물·원자재처럼 달러로 사 오는 것이 많아서 환율이 오르면 기름값, 전기·가스 요금, 식품 가격에 압력이 생깁니다. 다만 세 가지가 효과를 줄이거나 늦춥니다.
그래서 환율이 크게 오른 뒤 몇 달이 지나 2교시의 소비자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는 일이 많고, 3교시의 중앙은행은 물가를 보면서 환율도 함께 지켜봅니다.
| 용어 | 뜻 | 뉴스에서는 이렇게 |
|---|---|---|
| 환율 | 1달러를 사는 데 드는 원화 (원·달러 환율) |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
| 원화 약세 / 강세 | 원화 가치가 떨어짐(환율 ↑) / 오름(환율 ↓) | "원화 약세에 수입 물가 비상" |
| 매매기준율 | 은행이 고시하는 기준 환율. 창구에서 살 때·팔 때 환율은 여기에 수수료가 붙는다 | "현찰 살 때 기준 1,424원" |
| 외환시장 | 원화와 외국 돈을 바꾸는 시장 |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세 몰려" |
| 수입 물가 | 수입품 가격을 원화로 잰 물가 | "환율 여파로 수입 물가 석 달째 상승" |
| 안전 자산 | 위기 때 돈이 몰리는 자산 (달러 등) | "안전 자산 선호에 달러 강세" |
| 가격 전가 | 원가 상승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것 | "원가 부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 |
같은 하루를 두고 이렇게 다른 헤드라인이 나올 수 있습니다.
환율 기사를 읽을 때는 세 가지를 확인합니다. 언제와 비교했나(어제, 석 달 전, 1년 전), 몇 원인가 몇 %인가, 그리고 누구에게 좋고 나쁜가. 1,400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가 가게 장부에는 더 중요합니다.
지우의 경제 노트
환율은 달러 한 장의 원화 가격이다. 숫자가 커지면 달러가 비싸진 것이고, 원화 가치는 떨어진 것(원화 약세)이다.
1,300원 → 1,400원은 달러 값 +7.7%, 원화 가치 −7.1%. 기준이 달라 두 숫자가 다르다.
수입 재료 원가 = 달러 가격 × 환율. 우리 크루아상은 환율 100원에 원가 80원, 마진은 700원에서 620원으로 줄었다.
같은 환율이 수입하는 쪽에는 부담, 수출하는 쪽에는 이익이다. 환율은 무역 흐름·금리 차·위험 회피가 합쳐져 움직인다.
환율은 수입 물가를 거쳐 시차를 두고, 수입 재료 비중만큼만 소비자 물가에 번진다.
이 헤드라인을 다시 보면: 달러 값이 석 달 새 100원(7.7%) 올랐다. 수입 버터를 쓰는 우리 가게는 다음 달부터 크루아상 한 개에 80원씩 덜 남는다.
토요일, 아르바이트하러 온 도윤에게 지우가 버터 납품가 이야기를 꺼냅니다. 도윤은 냅킨에 물결 같은 곡선을 그리며 말합니다. "사장님, 환율보다 더 큰 파도가 있어요. 나라 경제 전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경기 순환이요." 월요일 아침, 윤 지점장이 내려놓은 신문 1면은 "1분기 성장률 −0.2%, 경기 침체 우려"입니다. 6교시에서는 나라 경제의 성적표인 GDP와 성장률을 읽고, −0.2%가 얼마나 나쁜 숫자인지 따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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