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레슨
#03 · 이상한 도레미
고민
"소리 목소리에 맞추려고 도레미파솔라시도를 D에서 시작해 봤어요. 흰 건반만 쳤는데 노래가 비틀린 것처럼 이상해요. 왜 그래요?" (해솔)
오늘 배울 것
도레미(장음계)를 만드는 간격의 규칙을 찾는다. 어느 음에서 시작해도 같은 도레미를 만드는 법, 계이름의 뜻, 어두운 자연단음계와 나란한조를 익힌다.
레슨실 반음 · 평일 저녁 직장인 반
둘째 주 화요일 저녁, 해솔이 레슨실 문을 열자마자 휴대폰부터 내밉니다. 주말에 소리와 함께 녹음한 연습 파일입니다. "소리가 C에서 시작하면 너무 낮대요. 그래서 한 칸 올려서 D부터 쳤거든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그대로 D부터요. 근데 들어 보세요. 이상하죠?"
마 선생은 대답 대신 피아노 앞에 앉습니다. 먼저 C에서 C까지 흰 건반을 차례로 칩니다. 누구나 아는 도레미파솔라시도입니다. 이어서 D에서 D까지 흰 건반만 칩니다. 해솔의 녹음과 같은 소리입니다. 밝게 올라가다가 어딘가 가라앉고, 끝이 묘하게 비틀립니다.
"이번엔 이거." 마 선생이 다시 D에서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세 번째 음과 일곱 번째 음에서 손가락이 검은 건반으로 갑니다. 해솔이 눈을 크게 뜹니다. "어, 이건 도레미네요. 높이만 올라갔어요."
"이름은 나중에. 일단 둘을 비교해 들어 봐." 마 선생이 말합니다. "도레미는 흰 건반이 아니야. 계단 모양이야. 오늘은 그 모양을 찾을 거야."
지난 시간에 건반 한 옥타브가 반음 12개이고, E–F와 B–C 사이에만 검은 건반이 없다는 것을 봤습니다. 이번 교시는 그 반음 세기로 도레미의 정체를 밝힙니다.
음계(scale) 는 한 옥타브 안에서 몇 개의 음을 골라 높이 순서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그 음계가 출발하고 돌아오는 중심 음을 으뜸음(tonic) 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도레미파솔라시도'라고 부르는 음계는 장음계(major scale) 입니다.
C에서 시작하는 장음계를 건반에서 이웃한 음끼리 반음 몇 개 떨어졌는지 세어 봅시다. 2교시에서 익힌 대로 반음 2개는 온음, 반음 1개는 반음입니다.
| 음 | C | D | E | F | G | A | B | C |
|---|---|---|---|---|---|---|---|---|
| 으뜸음에서 반음 몇 개 | 0 | 2 | 4 | 5 | 7 | 9 | 11 | 12 |
| 다음 음까지 | 온 | 온 | 반 | 온 | 온 | 온 | 반 |
간격은 온·온·반·온·온·온·반입니다. 다 더하면 2+2+1+2+2+2+1 = 12, 정확히 한 옥타브입니다. 반음은 두 곳뿐이고, 둘 다 검은 건반이 없는 자리(E–F, B–C)에 떨어집니다. C에서 흰 건반만 쳐도 도레미가 되는 것은 이 우연 덕분입니다.
아래 실습대에서 들어 봅시다. 소리가 납니다. 음량을 먼저 확인하세요. 위쪽 그림은 음계를 계단으로 그린 것입니다. 막대 하나가 음 하나이고, 막대 높이와 막대 안의 숫자는 으뜸음에서 반음 몇 개 위인지입니다. 막대 위에는 음 이름, 막대 사이에는 '온'·'반'이 적혀 있습니다. 주황색이 으뜸음, 남색이 음계의 다른 음입니다. 아래 건반에도 같은 색으로 음계가 켜집니다. 오른쪽에서 음계 종류와 시작음을 고르고, '음계 재생'을 누르면 한 음씩 불이 켜지며 올라갑니다. 막대를 누르면 그 음 하나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음: C D E F G A B C
간격: 온 온 반 온 온 온 반
반음 수: 2+2+1+2+2+2+1 = 12
C 장음계: 온·온·반·온·온·온·반. ♯·♭이 붙은 음이 없습니다(흰 건반만).
들어 보면 반음 자리가 특별하게 들립니다. 3번째 음(미)에서 4번째 음(파)으로 갈 때, 7번째 음(시)에서 8번째 음(도)으로 갈 때 음이 '살짝' 붙어서 올라갑니다. 특히 시에서 도로 가는 마지막 반음은 "이제 다 왔다"는 느낌을 줍니다. 시를 치고 멈추면 도를 듣고 싶어 근질근질합니다. 이 끌림은 6교시에서 이끎음(leading tone) 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납니다.
이제 해솔의 고민을 풀 수 있습니다. D에서 흰 건반만 치면 간격이 이렇게 됩니다.
| 자리 | 1→2 | 2→3 | 3→4 | 4→5 | 5→6 | 6→7 | 7→8 |
|---|---|---|---|---|---|---|---|
| 장음계 | 온 | 온 | 반 | 온 | 온 | 온 | 반 |
| D부터 흰 건반만 (D E F G A B C D) | 온 | 반 | 온 | 온 | 온 | 반 | 온 |
| D 장음계 (D E F♯ G A B C♯ D) | 온 | 온 | 반 | 온 | 온 | 온 | 반 |
흰 건반의 반음 자리(E–F, B–C)는 움직이지 않는데 출발점만 D로 옮겼으니, 반음이 계단의 엉뚱한 자리에 떨어졌습니다. 그 결과 3번째 음(미 자리)과 7번째 음(시 자리)이 장음계보다 반음씩 낮습니다. 귀는 이것을 "밝다가 갑자기 가라앉는다", "끝이 맺어지지 않는다"로 느낍니다.
고치는 법은 간단합니다. 계단 모양을 맞추도록 F를 반음 올려 F♯, C를 반음 올려 C♯ 으로 칩니다. 그러면 E–F♯이 온음, F♯–G가 반음, B–C♯이 온음, C♯–D가 반음이 되어 온·온·반·온·온·온·반이 됩니다. 마 선생이 검은 건반 두 개를 섞어 친 이유입니다.
실습대에서 시작음 칩을 G, D, F로 바꾸며 재생해 보세요. 어느 음에서 시작해도 같은 도레미로 들리고, 계단 모양도 똑같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검은 건반이 몇 개 섞이느냐입니다. 건반을 직접 누르면 검은 건반(예: E♭)도 시작음이 됩니다.
| 장음계 | 일곱 음 | ♯·♭이 붙은 음 |
|---|---|---|
| C | C D E F G A B | 없음 |
| G | G A B C D E F♯ | F♯ |
| D | D E F♯ G A B C♯ | F♯, C♯ |
| F | F G A B♭ C D E | B♭ |
| B♭ | B♭ C D E♭ F G A | B♭, E♭ |
표를 보면 규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 음계 안에서는 C D E F G A B 일곱 글자를 한 번씩 씁니다. D 장음계의 세 번째 음을 G♭이 아니라 F♯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건반은 같아도, F 자리에 오는 음이라 F에 ♯을 붙입니다. 이렇게 하면 음계의 몇 번째 음인지가 글자만 보고도 보입니다.
곡 전체를 같은 반음 수만큼 옮기는 것을 조옮김(transposition) 이라고 합니다. 소리의 노래를 C에서 D로 올리려면 모든 음을 반음 2개씩 올리면 됩니다. 흰 건반만 쓴다고 조옮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계단 모양을 그대로 들고 옮겨야 합니다.
D부터 흰 건반만 친 음계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장음계가 아닐 뿐입니다. 이 음계에는 도리아 선법(Dorian mode) 이라는 이름이 있고, 중세 교회 음악부터 민요와 재즈까지 두루 쓰였습니다. 영국 민요 «스카버러 시장»이 이 음계로 흔히 불립니다. 해솔이 들은 '비틀린' 느낌은 도레미를 기대한 귀가 다른 계단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마 선생의 한마디
도레미는 건반 색깔이 아니라 계단 모양이야. 온·온·반·온·온·온·반만 지키면 어디서 시작해도 도레미가 돼. 검은 건반은 모양을 맞추려고 빌려 쓰는 거고.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두 이름을 구분합시다.
C장조에서는 C가 도이지만, D장조에서는 D가 도입니다. 실습대에서 'D'를 고르고 '도레미로 보기 (계이름)'를 켜 보세요. 건반 아래 글자가 D=도, E=레, F♯=미, G=파, A=솔, B=라, C♯=시로 바뀝니다. 계단 그림 아래의 자리 번호(1–8)도 계이름으로 바뀝니다. 계이름은 이 자리 번호를 노래하기 좋게 부르는 말입니다.
계이름이 편한 이유는 조가 바뀌어도 노래가 같으면 계이름이 같기 때문입니다. «작은 별»의 첫 소절은 어느 조로 부르든 '도 도 솔 솔 라 라 솔'입니다.
| 조 | 도 도 솔 솔 라 라 솔 | 파 파 미 미 레 레 도 |
|---|---|---|
| C장조 | C C G G A A G | F F E E D D C |
| D장조 | D D A A B B A | G G F♯ F♯ E E D |
| F장조 | F F C C D D C | B♭ B♭ A A G G F |
음이름은 전부 달라졌지만, 계이름 줄은 그대로입니다. 귀가 기억하는 것도 계이름 쪽입니다. 사람들이 같은 노래를 서로 다른 높이로 불러도 같은 노래라고 알아듣는 것은 음 사이의 간격이 같기 때문입니다.
'도 = C'로만 배운 분도 많습니다. 이렇게 도를 C에 고정해 부르는 방식을 고정도, 으뜸음을 따라 도를 옮기는 방식을 이동도라고 합니다. 이 강의는 이동도를 씁니다. 화성학은 "그 조에서 몇 번째 음이냐"를 계속 묻기 때문입니다. 음이름은 '어느 건반', 계이름은 '음계 안의 몇 번째 자리'로 기억하세요.
마 선생이 이번에는 A에서 A까지 흰 건반만 칩니다. 라시도레미파솔라. 해솔이 말합니다. "슬퍼요. 같은 흰 건반인데요." 간격을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 음 | A | B | C | D | E | F | G | A |
|---|---|---|---|---|---|---|---|---|
| 으뜸음에서 반음 몇 개 | 0 | 2 | 3 | 5 | 7 | 8 | 10 | 12 |
| 다음 음까지 | 온 | 반 | 온 | 온 | 반 | 온 | 온 |
온·반·온·온·반·온·온. 이 계단이 자연단음계(natural minor scale) 입니다. 장음계와 나란히 놓고 으뜸음에서 몇 반음인지 비교해 봅시다.
| 자리 | 1 | 2 | 3 | 4 | 5 | 6 | 7 | 8 |
|---|---|---|---|---|---|---|---|---|
| 장음계 | 0 | 2 | 4 | 5 | 7 | 9 | 11 | 12 |
| 자연단음계 | 0 | 2 | 3 | 5 | 7 | 8 | 10 | 12 |
3번째, 6번째, 7번째 음이 반음씩 낮습니다. 그중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3번째 음입니다. 으뜸음에서 반음 4개(장3도) 위에 있으면 밝게, 반음 3개(단3도) 위에 있으면 어둡게 들립니다. 이 한 음의 차이는 5교시에서 C와 Cm 코드의 차이로 다시 나옵니다.
아래 실습대는 A 자연단음계로 시작합니다. 화면은 위와 같고, '나란한조 함께 보기'를 켜면 함께 보는 조의 으뜸음이 청록색으로 칠해집니다.
음: A B C D E F G A
간격: 온 반 온 온 반 온 온
반음 수: 2+1+2+2+1+2+2 = 12
A 자연단음계: 온·반·온·온·반·온·온. 3번째 음이 으뜸음에서 반음 3개 위(장음계는 4개)라 어둡게 들립니다. ♯·♭이 붙은 음이 없습니다(흰 건반만).
실습대에서 본 것처럼 A 자연단음계와 C 장음계는 똑같은 일곱 음(흰 건반)을 씁니다. 다른 것은 어느 음을 집(으뜸음)으로 삼느냐뿐입니다. 이렇게 같은 음을 쓰는 장조와 단조를 나란한조(relative key) 라고 합니다.
반대로 으뜸음이 같은 장조와 단조, 예를 들어 C장조와 C단조는 같은으뜸음조(parallel key) 라고 합니다. C단조는 C D E♭ F G A♭ B♭으로, C장조와 세 음이 다릅니다. 집은 같은데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9교시에서 이 같은으뜸음 단조의 화음을 '빌려와' 노래에 그늘을 드리웁니다.
단조 곡에서는 7번째 음을 반음 올려 쓰는 일이 많습니다(A단조라면 G 대신 G♯). 으뜸음 바로 아래 반음이 생겨야 '돌아왔다'는 느낌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화성단음계라고 합니다. 으뜸음 바로 아래 반음이 만드는 이 끌림(이끎음)은 6교시에서 코드의 역할과 함께 다룹니다.
| 기호·이름 | 읽는 법 | 뜻 |
|---|---|---|
| 음계 (scale) | 음계 | 한 옥타브 안의 음을 골라 높이 순서로 늘어놓은 것 |
| 으뜸음 (tonic) | 으뜸음 | 음계의 출발점이자 돌아오는 중심 음. 1번째 음 |
| 장음계 (major scale) | 장음계 | 온·온·반·온·온·온·반. 밝은 도레미 |
| 자연단음계 (natural minor) | 자연단음계 | 온·반·온·온·반·온·온. 3·6·7번째 음이 반음 낮다 |
| C D E F G A B | 음이름 | 건반의 고정된 이름 (다 라 마 바 사 가 나) |
| 도 레 미 파 솔 라 시 | 계이름 | 음계 안의 자리 이름. 장조 으뜸음 = 도, 단조 으뜸음 = 라 |
| F♯, B♭ | 에프 샵, 비 플랫 | 반음 올린 F, 반음 내린 B. 한 음계 안에서 일곱 글자를 한 번씩 쓰도록 이름을 고른다 |
| 나란한조 (relative key) | 나란한조 | 같은 일곱 음을 쓰는 장조와 단조 (C장조 – A단조) |
| 같은으뜸음조 (parallel key) | 같은으뜸음조 | 으뜸음이 같은 장조와 단조 (C장조 – C단조) |
| 조옮김 (transposition) | 조옮김 | 모든 음을 같은 반음 수만큼 옮기기. 계단 모양은 그대로 |
마 선생의 한마디
단조가 무조건 슬픈 게 아니야. 3번째 음이 반음 낮아서 그늘이 지는 거지. 빠르게 치면 단조도 신나. 귀로 3번째 음을 먼저 찾아 봐.
레슨 노트
음계는 한 옥타브 안의 음을 높이 순서로 늘어놓은 것이고, 중심 음이 으뜸음이다.
장음계는 온·온·반·온·온·온·반, 자연단음계는 온·반·온·온·반·온·온. 모양만 지키면 어느 음에서든 시작할 수 있다.
음이름(C D E…)은 건반의 이름, 계이름(도레미…)은 음계 안의 자리 이름이다. 한 음계 안에서는 일곱 글자를 한 번씩 쓴다.
밝음과 어두움은 3번째 음이 가른다. 으뜸음에서 반음 4개면 장, 3개면 단.
나란한조는 같은 일곱 음, 다른 으뜸음(C장조 – A단조). 같은으뜸음조는 같은 으뜸음, 다른 음계(C장조 – C단조).
오늘의 귀 연습: 아는 노래 하나를 흥얼거리고, 마지막 음을 '도'로 놓고 첫 소절을 계이름으로 불러 보기.
목요일 레슨에는 소리가 먼저 와 있습니다. 결혼식 축가로 «환희의 송가»를 부르기로 했다며 인쇄한 악보를 펼칩니다. "근데 맨 앞에 ♯이 두 개 붙어 있어요. 다른 곡은 ♭이 세 개던데. 이 개수는 무슨 뜻이에요?" 해솔이 악보를 들여다보다 말합니다. "♯ 두 개… F♯이랑 C♯? 화요일에 D 장음계 만들 때 올린 음이잖아." 4교시에서는 악보 맨 앞의 조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열두 조를 한 바퀴로 잇는 5도권을 원을 돌리며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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