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레슨
#07 · 네 마디
고민
"4마디짜리 반주를 만들고 싶어요. 코드는 아는데, 어떤 순서로 놓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해솔)
오늘 배울 것
코드 진행을 '기능의 이동'으로 읽고, 많이 쓰이는 진행 네 가지를 듣고 직접 놓아 본다. 노래 «반음»의 기본 진행을 정한다.
레슨실 반음 · 평일 저녁 직장인 반
넷째 주 화요일 저녁, 소리가 해솔과 함께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옵니다. "«반음» 앞부분을 출근길에 다시 흥얼거려 녹음했어요. 이제 반주만 있으면 돼요." 녹음 속 멜로디는 짧지만 또렷합니다. 마 선생이 한 번 듣고 건반에서 음을 찾습니다. "그래, G장조. 소리 씨 목소리에 편한 높이야."
해솔이 기타를 꺼내 지난 시간 수첩에 적은 G장조 코드를 이것저것 대 봅니다. G, Am, C, D, Em을 순서 없이 바꿔 치자 어떤 데서는 멜로디와 어울리고, 어떤 데서는 엉뚱한 곳으로 빠집니다. "코드는 다 아는 건데요. 무엇을 어떤 순서로 놓아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마 선생이 피아노 앞에 앉아 네 코드를 천천히 되풀이합니다. G, D, Em, C. 소리가 그 위에 멜로디를 얹어 부르자, 녹음 속 흥얼거림이 갑자기 노래처럼 들립니다. "이름은 나중에. 일단 들어 봐. 집에서 나와서, 긴장했다가, 잠깐 쉬고, 다시 길을 나서. 진행은 이야기야."
지난 시간에 다이아토닉 코드 일곱 개와 기능(토닉·서브도미넌트·도미넌트)을 배웠습니다. 오늘은 그 코드들을 한 줄로 늘어놓는 법, 즉 코드 진행을 다룹니다. 끝에는 해솔과 소리의 노래 «반음»의 기본 진행이 정해집니다.
코드 진행(chord progression) 은 코드를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보통 한 마디(4박)에 코드 하나를 두고, 네 마디나 여덟 마디를 한 덩어리로 되풀이합니다.
코드 이름만 보면 진행은 외울 것투성이입니다. 하지만 6교시의 기능으로 바꿔 읽으면 단순해집니다. 기능은 세 가지뿐이고, 각 기능이 다음에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 기능 | G장조의 코드 | 느낌 | 다음에 잘 가는 곳 |
|---|---|---|---|
| 토닉 T (집) | I = G, iii = Bm, vi = Em | 편안함, 끝난 느낌 | 어디로든 |
| 서브도미넌트 S (떠남) | ii = Am, IV = C | 집을 나섬, 펼쳐짐 | D로, 또는 T로 돌아옴 |
| 도미넌트 D (긴장) | V = D, vii° = F♯dim | 돌아가고 싶음 | T로 (특히 I) |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는 집 → 떠남 → 긴장 → 집, 즉 T → S → D → T입니다. G장조로 치면 G – C – D – G(I–IV–V–I)입니다. 동요와 민요의 반주 상당수가 이 세 코드만으로 됩니다.
이 흐름을 기억하면 진행을 새로 만들 때 기준이 생깁니다.
같은 기능의 코드는 서로 닮았습니다. G(G B D)와 Em(E G B)은 세 음 중 두 음(G, B)이 같고, C(C E G)와 Am(A C E)도 두 음(C, E)이 같습니다. 그래서 vi는 '집의 그림자', ii는 'IV의 그림자'처럼 쓰입니다. 같은 기능끼리 바꿔 끼우는 것을 대리(substitution) 라고 합니다. 7-4절에서 진행을 변형할 때 이 성질을 씁니다.
마 선생의 한마디
진행은 코드 이름으로 외우지 마. 집, 떠남, 긴장으로 읽어. 그러면 처음 보는 노래도 '아, 지금 집에 돌아가려는구나' 하고 들려.
아래 실습대에서 직접 진행을 만들어 봅니다. 소리가 납니다. 음량을 먼저 확인하세요.
위쪽의 네 칸이 네 마디입니다. 칸마다 로마 숫자, 코드 이름, 기능(T 집, S 떠남, D 긴장)이 적혀 있고, 바탕색이 기능을 나타냅니다. 남색이 토닉, 청록이 서브도미넌트, 주황이 도미넌트입니다. 칸 아래에는 기능 흐름과 베이스 음의 줄이 나옵니다. 그 아래가 그 조의 코드 블록 일곱 개입니다. 칸을 하나 고르고(점선 테두리) 코드 블록을 누르면 그 칸에 놓이고, 다음 칸이 자동으로 골라집니다. 코드 블록을 칸으로 끌어 놓아도 됩니다. 맨 아래 건반은 지금 코드의 음을 보여 줍니다. 코드에서 왼쪽으로 따로 떨어진 낮은 음 하나가 베이스(근음 한 옥타브 아래)입니다.
'재생'을 누르면 진한 세로선(재생 막대)이 칸을 왼쪽부터 지나가며, 한 마디에 코드를 두 번(2박마다) 칩니다. 템포 슬라이더로 빠르기를 60–140 BPM(1분에 몇 박인지) 사이에서 바꿀 수 있습니다.
기능 흐름: T 집 → D 긴장 → T 집 → S 떠남
베이스: G – D – E – C
G = G B D · 베이스 G2
칸을 고르고 아래 코드 블록을 누르세요(끌어 놓아도 됩니다). '재생'을 누르면 왼쪽 칸부터 한 마디씩 울립니다.
처음 화면의 진행 I–V–vi–IV를 기능으로 읽으면 T → D → T → S입니다.
그래서 이 네 마디는 끝없이 되풀이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한 바퀴의 끝(C)이 다음 바퀴의 시작(G)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템포 96 BPM이면 한 마디(4박)가 4 × 60 ÷ 96 = 2.5초, 네 마디 한 바퀴가 10초입니다.
같은 네 코드도 어디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표정이 바뀝니다. Em–C–G–D(vi–IV–I–V)로 돌리면 어두운 쪽에서 출발해 밝아지는 느낌이 되고, G–Em–C–D(I–vi–IV–V)는 1950년대 노래들에서 흔히 듣던 둥근 느낌의 진행이 됩니다. 실습대에서 칸 순서를 바꿔 직접 들어 보세요.
소리가 G–D–Em–C 위에 멜로디를 몇 번 불러 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거예요. 밝은데 셋째 마디에서 살짝 마음이 내려앉는 거." 해솔이 노트에 적습니다. «반음» 기본 진행: G장조, G – D – Em – C (I–V–vi–IV), 네 마디를 되풀이. 이 네 마디가 앞으로 9교시와 10교시에서 색을 더하고 멜로디를 얹을 뼈대가 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노래가 있지만, 그 밑의 진행은 생각보다 몇 가지 틀을 되풀이합니다. 그중 네 가지를 익혀 두면 처음 듣는 노래의 진행도 상당 부분 알아듣게 됩니다.
| 이름 | 로마 숫자 | C장조 | G장조 | 기능 흐름 |
|---|---|---|---|---|
| I–V–vi–IV | I–V–vi–IV | C–G–Am–F | G–D–Em–C | T D T S |
| 캐논 진행 | I–V–vi–iii–IV–I–IV–V | C–G–Am–Em–F–C–F–G | G–D–Em–Bm–C–G–C–D | T D T T S T S D |
| 투파이브원 | ii–V–I | Dm–G–C | Am–D–G | S D T |
| 12마디 블루스 | I7 ×4, IV7 ×2, I7 ×2, V7, IV7, I7 ×2 | C7, F7, G7 | G7, C7, D7 | T S T D S T |
I–V–vi–IV는 셀 수 없이 많은 대중가요에 쓰인 진행입니다. 밝음과 그늘이 한 바퀴 안에 다 들어 있어 어떤 멜로디도 잘 받쳐 줍니다.
캐논 진행은 요한 파헬벨(1653–1706)의 «캐논 D장조»에서 이름을 땄습니다. 원곡의 조인 D장조로는 D–A–Bm–F♯m–G–D–G–A이고, 이 여덟 코드의 베이스(D–A–B–F♯–G–D–G–A)가 곡 내내 되풀이되는 동안 위에서 멜로디가 겹겹이 쌓입니다. 앞부분에서 베이스가 '4도 내려가고 2도 올라가는' 걸음을 되풀이하며 차분히 내려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진행 역시 많은 대중가요가 빌려 썼습니다.
ii–V–I은 떠남 → 긴장 → 집을 가장 짧게 말하는 진행입니다. 근음이 D → G → C로 5도씩 내려가며 집으로 끌려갑니다. 재즈에서는 거의 모든 곡에 들어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흔하고, 8교시에서 7화음으로 쌓아 다시 만납니다.
12마디 블루스는 열두 마디를 한 바퀴로 도는 틀입니다. 코드가 모두 '7'이 붙은 7화음인데, 장3화음 위에 음을 하나 더 얹은 코드입니다(8교시에서 자세히 봅니다). G7은 G B D F, C7은 C E G B♭처럼 음계 밖 음이 하나씩 섞여 블루스 특유의 거칠고 끈적한 색이 납니다. 열 번째 마디에서 V7 → IV7로 긴장이 '뒷걸음질'하는 것도 블루스다운 움직임입니다. 96 BPM이면 열두 마디 한 바퀴가 30초입니다.
아래 실습대는 캐논 진행을 원곡의 조인 D장조로 띄워 둔 것입니다. 칸 여덟 개가 두 줄로 놓입니다.
기능 흐름: T 집 → D 긴장 → T 집 → T 집 → S 떠남 → T 집 → S 떠남 → D 긴장
베이스: D – A – B – F♯ – G – D – G – A
D = D F♯ A · 베이스 D3
칸을 고르고 아래 코드 블록을 누르세요(끌어 놓아도 됩니다). '재생'을 누르면 왼쪽 칸부터 한 마디씩 울립니다.
조를 바꿔도 로마 숫자는 같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은 로마 숫자로 기억하고, 조는 그때그때 끼워 넣습니다. 소리의 음역이 바뀌어 노래를 A장조로 올려야 한다면, I–V–vi–IV를 A장조에 끼워 A–E–F♯m–D로 치면 됩니다.
노래 한 단락은 보통 여덟 마디입니다. 네 마디 진행을 두 번 되풀이하되, 두 번째의 끝만 살짝 바꾸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입니다. 실습대의 칸 수를 8칸으로 바꾸면 지금 진행이 두 번 이어 붙습니다. 그 상태에서 마지막 두 칸만 바꿔 보세요.
| 여덟 마디 | 끝의 느낌 |
|---|---|
| G–D–Em–C ‖ G–D–Em–C | 계속 돈다. 단락이 닫히지 않는다 |
| G–D–Em–C ‖ G–D–C–D | 긴장(V)에서 멈춘다. 물음표처럼 다음 단락을 부른다 (반종지) |
| G–D–Em–C ‖ G–C–D–G | 긴장에서 집으로 닫힌다. 마침표 (정격 종지) |
물음(앞 네 마디)과 대답(뒤 네 마디)으로 짝을 짓는 셈입니다. 6교시의 종지가 여기서 쓰입니다.
같은 기능끼리 바꿔 끼우는 대리도 좋은 변형입니다. G–D–Em–C의 C(IV)를 Am(ii)로 바꾸면 G–D–Em–Am이 됩니다. 기능은 여전히 '떠남'이지만, C와 Am이 함께 가진 C·E 위에서 분위기가 한층 차분해집니다.
진행을 들을 때 귀는 생각보다 가장 낮은 음, 즉 베이스를 많이 따라갑니다. 실습대에서 '베이스 함께'를 껐다 켜며 들어 보세요. 베이스가 빠지면 같은 진행도 바닥이 빈 것처럼 들립니다.
«반음»의 베이스는 G2 → D3 → E3 → C3로 움직이고 다시 G2로 돌아옵니다.
| 이동 | 반음 수 | 근음의 거리 | 느낌 |
|---|---|---|---|
| G → D | 위로 7 | 완전5도 위 (= 완전4도 아래) | 힘찬 이동 |
| D → E | 위로 2 | 장2도 (한 계단) | 매끄러운 이동 |
| E → C | 아래로 4 | 장3도 아래 | 부드러움 (공통음 두 개: E, G) |
| C → G | 아래로 5 | 완전4도 아래 (= 완전5도 위) | 집으로 돌아옴 |
근음의 움직임은 대략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5도 아래(= 4도 위) 로 가는 움직임(V → I, ii → V)은 가장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줍니다. 2도(한 계단) 움직임(IV → V, V → vi)은 매끄럽습니다. 3도 움직임(I → vi, vi → IV)은 공통음이 두 개라 아주 부드럽게 색만 바뀝니다. 좋은 진행은 이 세 가지를 섞어 씁니다.
| 기호·이름 | 읽는 법 | 뜻 |
|---|---|---|
| 코드 진행 | 코드 진행 | 코드를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 |
| 마디 (bar) | 마디 | 박을 묶은 단위. 4/4박이면 네 박이 한 마디 |
| I–V–vi–IV | 일 오 육 사 | 로마 숫자로 쓴 진행. 어느 조에나 끼울 수 있다 |
| T, S, D | 토닉, 서브도미넌트, 도미넌트 | 집, 떠남, 긴장 |
| BPM | 비피엠 | 1분에 박이 몇 번인가 (빠르기) |
| 대리 | 대리 | 같은 기능의 코드로 바꿔 끼우기 (IV ↔ ii, I ↔ vi) |
| 베이스 라인 | 베이스 라인 | 가장 낮은 음들이 그리는 길 |
| I7, IV7, V7 | 일 세븐, 사 세븐, 오 세븐 | 장3화음 위에 단7도를 더한 7화음 (블루스에서) |
마 선생의 한마디
진행이 막히면 베이스만 먼저 흥얼거려 봐. 5도 아래로 떨어지든지, 한 계단 걷든지, 3도 미끄러지든지. 베이스 길이 좋으면 위의 코드는 따라와.
레슨 노트
코드 진행은 기능의 이동이다. 가장 기본은 집 → 떠남 → 긴장 → 집 (T → S → D → T).
많이 쓰이는 진행: I–V–vi–IV, 캐논 진행(I–V–vi–iii–IV–I–IV–V), ii–V–I, 12마디 블루스.
진행은 로마 숫자로 기억하고, 조는 끼워 넣는다. 조가 바뀌어도 흐름은 같다.
네 마디를 되풀이하고 끝만 바꾼다. V에서 멈추면 물음, I로 닫으면 대답.
«반음»의 기본 진행: G장조 G–D–Em–C (I–V–vi–IV).
오늘의 귀 연습: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들으며, 마디가 바뀔 때마다 '집인가, 떠났나, 긴장했나'를 손가락으로 짚어 본다.
목요일 저녁, 해솔은 «반음»의 네 코드를 피아노로 쳐 보겠다며 일찍 와 있습니다. 그런데 G에서 D로, Em에서 C로 넘어갈 때마다 손이 건반 위를 껑충껑충 뜁니다. 마 선생이 옆에서 같은 진행을 치는데, 손이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코드는 똑같아. 쌓는 순서만 다르지." 8교시에서는 네 음짜리 7화음과, 코드를 가까운 음으로 잇는 보이싱과 보이스 리딩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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