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레슨
#04 · 악보 앞의 샵
고민
"축가 악보 맨 앞에 ♯이 두 개 붙어 있어요. 다른 곡은 ♭이 세 개던데요. 악보 앞의 ♯ 개수는 무슨 뜻이에요?" (소리)
오늘 배울 것
조(key)와 으뜸음, 조표가 무엇인지 알고, ♯·♭이 붙는 순서(F C G D A E B)가 왜 정해져 있는지 이해한다. 열두 조를 한 바퀴로 잇는 5도권과 이웃 조를 원을 돌리며 익힌다.
레슨실 반음 · 평일 저녁 직장인 반
둘째 주 목요일, 소리가 해솔보다 먼저 와서 피아노 위에 악보를 펼쳐 놓았습니다. 친구 결혼식에서 부를 «환희의 송가»입니다. 오선 악보는 읽지 못하지만, 맨 앞에 붙은 ♯ 두 개는 눈에 띕니다. "다른 곡 악보에는 ♭이 세 개 있었어요. 이거 외워야 하는 거예요?"
해솔이 악보를 들여다봅니다. "♯ 두 개면… F♯이랑 C♯ 아닐까? 화요일에 D 장음계를 만들 때 올린 음이 그 두 개였어." 마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고 건반에 앉습니다. D에서 시작해 장음계를 칩니다. 이어서 «환희의 송가» 첫 소절을 칩니다. F♯ F♯ G A A G F♯ E. "이 곡의 집은 D야. D에서 장음계를 만들면 F와 C가 늘 반음 올라가지. 그걸 음표마다 쓰기 귀찮으니까 맨 앞에 한 번 적어 둔 거야."
"그럼 ♭ 세 개는요?" 마 선생은 대답 대신 C를 치고, 이어서 G, D, A를 차례로 칩니다. 한 음에서 다섯 번째 음으로 계속 뛰어오릅니다. "이름은 나중에. 이렇게 계속 뛰면 어디로 가는지 들어 봐. 한 바퀴를 돌면 열두 조가 다 나와."
이번 교시는 3교시의 장음계를 열두 음 모두에서 만들어 보고, 그 열두 조를 하나의 원으로 정리합니다.
조(key) 는 곡이 어느 음을 집으로 삼고, 어떤 음계로 움직이는지를 한마디로 말한 것입니다. 'D장조'는 D가 으뜸음이고 D 장음계의 일곱 음(D E F♯ G A B C♯)으로 만든 곡이라는 뜻입니다. 'A단조'는 A가 으뜸음이고 A 자연단음계를 바탕으로 한 곡입니다.
곡은 대개 으뜸음으로 끝납니다. 마지막 음을 으뜸음에 두면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는 노래의 마지막 음을 흥얼거린 뒤 멈춰 보세요. 거기가 그 노래의 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으뜸음 자리는 12개(반음 12개)이고 음계는 장조와 단조 두 가지이니, 조는 모두 12 × 2 = 24개입니다. 우리 음악 교과서의 이름으로는 C장조가 다장조, G장조가 사장조, D장조가 라장조, F장조가 바장조, A단조가 가단조입니다.
D장조 곡에서는 F와 C가 나올 때마다 F♯, C♯으로 칩니다. 음표마다 ♯을 붙이면 악보가 지저분해집니다. 그래서 악보의 줄마다 맨 앞에 "이 곡에서 F와 C는 언제나 반음 올린다"고 한 번만 적어 둡니다. 이것이 조표(key signature) 입니다. 조표의 ♯·♭은 그 글자의 음이라면 어느 옥타브에서든 적용됩니다.
조표에 없는 음을 잠깐 바꿔야 할 때는 그 음표 앞에만 ♯·♭이나 제자리표(♮)를 붙입니다. 이것을 임시표(accidental) 라고 합니다. 조표는 곡 전체의 규칙, 임시표는 그 자리의 예외입니다.
3교시처럼 장음계를 온·온·반·온·온·온·반으로 만들어 보면, 장조마다 ♯·♭이 붙는 음이 정해져 있습니다.
| ♯ 조 | ♯ 개수 | ♯이 붙는 음 | ♭ 조 | ♭ 개수 | ♭이 붙는 음 |
|---|---|---|---|---|---|
| G장조 | 1 | F | F장조 | 1 | B |
| D장조 | 2 | F C | B♭장조 | 2 | B E |
| A장조 | 3 | F C G | E♭장조 | 3 | B E A |
| E장조 | 4 | F C G D | A♭장조 | 4 | B E A D |
| B장조 | 5 | F C G D A | D♭장조 | 5 | B E A D G |
| F♯장조 | 6 | F C G D A E | G♭장조 | 6 | B E A D G C |
이제 소리의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 두 개(F♯, C♯)는 D장조, ♭ 세 개(B♭, E♭, A♭)는 E♭장조입니다. 조표는 외울 표가 아니라 "이 조의 장음계를 만들면 이렇게 된다"는 계산 결과입니다. 다만 4-5절에서 보듯 같은 조표를 쓰는 단조가 하나씩 더 있습니다.
표의 ♯ 칸을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이 아무 음에나 붙지 않습니다. 언제나 F, C, G, D, A, E, B 순서로 하나씩 늘어납니다. ♭은 거꾸로 B, E, A, D, G, C, F 순서입니다. 왜일까요?
C장조에서 G장조로 옮겨 봅시다. G는 C 장음계의 5번째 음이고, C에서 반음 7개(완전5도) 위입니다.
| 1 | 2 | 3 | 4 | 5 | 6 | 7 | |
|---|---|---|---|---|---|---|---|
| C장조 | C | D | E | F | G | A | B |
| G장조 | G | A | B | C | D | E | F♯ |
일곱 음 중 여섯 개는 그대로이고, F 하나만 F♯으로 바뀌었습니다. G에서 계단을 다시 쌓으면 마지막 반음(7→8)이 F–G가 아니라 F♯–G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 올라간 음은 언제나 새 조의 7번째 음, 으뜸음 바로 반음 아래의 음입니다.
G장조에서 다시 완전5도 위인 D장조로 가면 이번에는 C가 C♯이 됩니다. D장조에서 A장조로 가면 G가 G♯이 됩니다. 새로 붙는 ♯도 앞의 ♯에서 완전5도씩 올라갑니다(F → C → G → D …). 그래서 ♯의 순서가 F C G D A E B로 고정됩니다.
반대로 C에서 완전5도 아래인 F장조로 가면 B가 B♭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간 음은 새 조의 4번째 음입니다. 거기서 다시 5도 아래로 가면 E♭, A♭ … 이 차례로 붙습니다. ♭의 순서는 ♯의 순서를 거꾸로 읽은 B E A D G C F입니다.
조표를 보고 조를 찾는 요령도 여기서 나옵니다.
마 선생의 한마디
조를 하나 옮길 때마다 바뀌는 음은 딱 하나야. 그래서 ♯이 하나씩 늘어나는 거지. 순서를 외우지 말고, 5도 위로 갈 때 7번째 음이 반음 올라간다는 것만 기억해.
C에서 시작해 완전5도(반음 7개)씩 계속 올라가 봅시다. C → G → D → A → E → B → F♯ → C♯(=D♭) → G♯(=A♭) → D♯(=E♭) → A♯(=B♭) → F → C. 열두 번 만에 열두 음을 모두 한 번씩 지나 C로 돌아옵니다. 반음 7개를 12번 더하면 84개, 정확히 7옥타브(12 × 7)입니다. 7과 12는 1 말고는 공약수가 없어서, 중간에 같은 음으로 돌아오는 일 없이 열두 자리를 다 밟습니다.
이 순서대로 열두 조를 시계처럼 둥글게 늘어놓은 것이 5도권(circle of fifths) 입니다. 시계 방향으로 한 칸 갈 때마다 ♯이 하나 늘고(또는 ♭이 하나 줄고), 반시계 방향으로 갈 때마다 ♭이 하나 늡니다. 맨 아래에서 ♯ 6개의 F♯장조와 ♭ 6개의 G♭장조가 만납니다. 둘은 건반에서 똑같은 소리입니다. 2교시에서 본 딴이름 한소리(enharmonic) 입니다.
아래 실습대에서 원을 돌려 봅시다. 바깥 고리가 장조, 안쪽 고리가 같은 조표를 쓰는 단조이고, 고리 바깥쪽의 작은 글자(♯2, ♭3 …)가 조표의 개수입니다. 맨 위 주황 삼각형이 가리키는 조가 지금 고른 조이고(주황 칸), 양옆의 청록 칸이 이웃 조입니다. 원을 끌어 돌리거나 조를 누르면 원이 돌아 그 조가 맨 위로 옵니다. 원을 한 번 누른 뒤 키보드 ← → 로도 옮길 수 있습니다. 아래 건반에는 그 조의 음계가 켜지고(주황 = 으뜸음, 남색 = 다른 음), 방금 바뀐 음은 주황으로 깜빡인 뒤 청록으로 남습니다. 오른쪽의 '♯ 순서'·'♭ 순서' 칸에는 이 조의 조표에 든 음이 칠해집니다. 소리가 납니다. 음량을 확인하세요.
C장조: C D E F G A B
C장조: ♯·♭ 없음. 같은 조표를 쓰는 나란한조는 A단조.
실습대에서 본 것처럼 원에서 가까운 조일수록 같은 음이 많습니다. C장조에서 몇 칸 떨어졌는지에 따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원에서 떨어진 칸 수 | 0 | 1 | 2 | 3 | 4 | 5 | 6 |
|---|---|---|---|---|---|---|---|
| 예 (C장조와 비교) | C | G, F | D, B♭ | A, E♭ | E, A♭ | B, D♭ | F♯/G♭ |
| 같은 음 | 7 | 6 | 5 | 4 | 3 | 2 | 2 |
| 바뀐 음 | 0 | 1 | 2 | 3 | 4 | 5 | 5 |
한 칸 떨어진 이웃 조는 일곱 음 중 여섯 음이 같습니다. 그래서 이웃 조로 옮겨 가면 귀에 자연스럽고, 원 반대편으로 건너뛰면 갑자기 다른 세계로 간 것처럼 들립니다. 9교시의 전조(조 바꾸기)는 이 거리를 이용합니다.
2교시에서 완전5도는 진동수 비가 3:2인 어울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3:2인 5도를 12번 쌓으면 이렇게 됩니다.
7옥타브(128배)보다 약 1.4% 높아서, 한 바퀴를 돌아도 처음 C와 딱 맞지 않습니다. 이 어긋남을 피타고라스 콤마라고 하며, 반음의 약 4분의 1(약 23센트)입니다. 오늘날 피아노가 쓰는 평균율은 옥타브를 똑같은 반음 12개로 나눠서, 5도를 3:2보다 아주 조금 좁힙니다. 평균율의 완전5도는 반음 7개이므로 진동수 비가
이고, 순수한 3:2(1.5)보다 약 0.1% 좁습니다. 이 작은 양보 덕분에 5도권은 정확히 닫히고, 열두 조 어디로 옮겨도 똑같이 연주할 수 있습니다. 귀로는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3교시에서 C장조와 A단조는 같은 일곱 음을 쓰는 나란한조라고 했습니다. 같은 음을 쓰니 조표도 같습니다. 5도권의 안쪽 고리는 바깥 장조마다 그 나란한 단조를 적은 것입니다. 단조의 으뜸음은 장조 으뜸음에서 반음 3개 아래입니다.
| 조표 | 없음 | ♯ 1 | ♯ 2 | ♯ 3 | ♭ 1 | ♭ 2 | ♭ 3 |
|---|---|---|---|---|---|---|---|
| 장조 | C | G | D | A | F | B♭ | E♭ |
| 단조 | A | E | B | F♯ | D | G | C |
그러니 조표만 보고는 장조인지 단조인지 알 수 없습니다. ♯ 두 개는 D장조일 수도, B단조일 수도 있습니다. 구별하려면 귀와 눈을 함께 씁니다. 곡이 D로 끝나고 D에 자주 머물면 D장조, B로 끝나면 B단조입니다. 단조 곡에는 7번째 음을 반음 올린 임시표(B단조라면 A♯)가 자주 보인다는 것도 단서입니다.
아래 실습대는 안쪽 고리(단조)를 고른 상태로 시작합니다. 화면은 앞의 실습대와 같고, 건반의 으뜸음과 재생이 단조 기준으로 바뀝니다.
A단조: A B C D E F G
A단조: ♯·♭ 없음. 같은 조표를 쓰는 나란한조는 C장조.
| 기호·이름 | 읽는 법 | 뜻 |
|---|---|---|
| 조 (key) | 조 | 으뜸음 + 음계의 종류. 예: D장조, A단조. 모두 24개 |
| 조표 (key signature) | 조표 | 곡 첫머리에 한 번 적는 ♯·♭. 그 글자의 음은 어느 옥타브든 늘 바꿔 친다 |
| 임시표 (accidental) | 임시표 | 그 자리에서만 붙이는 ♯·♭·♮ |
| ♮ | 제자리표 | ♯·♭을 풀어 원래 흰 건반 음으로 |
| F C G D A E B | ♯ 순서 | ♯이 붙는 차례. 앞의 ♯에서 완전5도씩 위 |
| B E A D G C F | ♭ 순서 | ♭이 붙는 차례. ♯ 순서를 거꾸로 |
| 5도권 (circle of fifths) | 5도권 | 완전5도 간격으로 열두 조를 둥글게 늘어놓은 것 |
| 이웃 조 | 이웃 조 | 5도권에서 한 칸 옆의 조. 일곱 음 중 여섯이 같다 |
| F♯ = G♭ | 딴이름 한소리 | 이름은 다르고 건반(소리)은 같은 것 |
| 평균율 (equal temperament) | 평균율 | 옥타브를 똑같은 반음 12개로 나눈 조율. 5도권이 정확히 닫힌다 |
레슨 노트
조는 으뜸음과 음계의 종류다. 으뜸음 12개 × 장·단 2가지 = 24개 조.
조표는 그 조의 장음계를 만들 때 생기는 ♯·♭을 맨 앞에 한 번 적은 것이다. 계산 결과이지 암기 목록이 아니다.
완전5도 위의 조로 옮기면 7번째 음 하나가 반음 오른다. 그래서 ♯은 F C G D A E B, ♭은 B E A D G C F 순서로 붙는다.
5도권: 반음 7개씩 12번 = 7옥타브. 이웃 조는 여섯 음이 같고, 안쪽 고리의 나란한 단조는 조표가 같다.
오늘의 귀 연습: C 장음계를 부른 뒤 G 장음계를 불러 보며, 7번째 음(F♯)에서만 귀가 달라지는 것을 느껴 보기.
다음 주 화요일, 해솔은 인쇄한 코드 악보를 들고 들어옵니다. 소리가 부르고 싶다는 노래의 반주표입니다. "C를 잡으면 밝은데, 바로 다음에 나오는 Cm을 잡으면 갑자기 우울해져요. m 하나 붙었을 뿐인데요." 마 선생이 C와 Cm를 번갈아 칩니다. "세 음 중에 하나가 반음 움직였을 뿐이야. 그 하나가 뭔지 찾아보자." 5교시에서는 음계의 음을 하나 건너 하나씩 세 개 쌓은 3화음과, 밝음과 어두움을 가르는 3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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