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우리 집 결정
#06 · 냉장고
결정
"냉장고 240만 원, 12개월 할부 수수료율이 연 15%라는데?" (일시불이면 5% 할인, 행사 카드는 12개월 무이자)
계산할 것
카드 할부 수수료를 회차마다 계산하고, '원금 대비 몇 %'와 '연 15%'가 왜 다른지 평균 잔액으로 설명한다. 무이자 할부가 포기하게 하는 할인을 연이율로 바꾸고, 리볼빙과 펀드 보수 연 1%의 30년 값을 계산한다.
민서와 태오의 식탁 · 일요일 저녁
4월 둘째 일요일 저녁입니다. 수진은 오늘 노트북 화면 속 영상 통화로 함께합니다. 식탁에는 어제 가전 매장에서 받아 온 안내문이 놓여 있습니다. 냉장고 240만 원. 아래에 작은 글씨로 두 줄이 더 있습니다. "일시불 결제 시 5% 할인", "행사 카드 12개월 무이자". 민서의 카드는 행사 카드가 아니라서, 카드 앱에서 12개월 할부를 눌러 보면 "할부 수수료율 연 15%"가 뜹니다.
태오가 먼저 계산합니다. "15%면 240만 원의 15%, 36만 원이잖아. 내 카드로 무이자 하면 36만 원 버는 거네!" 민서가 카드 앱 화면을 내밉니다. "근데 여기 예상 수수료는 19만 5천 원이라는데? 그럼 8%쯤 아니야? 그래서 우리는 뭘 고르면 돼?"
화면 속 수진이 찻잔을 내려놓습니다. "둘 다 그 15%가 무엇의 15%인지부터 보자. 1년 내내 240만 원을 빌리는 거야? 그리고 태오야, 무이자면 그 이자는 누가 내는 걸까? 일시불 할인 5%는 어디로 가?"
이번 교시에서는 카드 할부 수수료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표시된 연 수수료율과 '원금 대비 몇 %'가 왜 다른지, 무이자 할부의 숨은 값을 연이율로 바꿉니다. 끝으로 할부보다 훨씬 오래 붙는 수수료, 펀드·연금의 보수 연 1% 가 30년 동안 가져가는 몫을 봅니다.
할부(installment) 는 물건값을 여러 달에 나눠 내는 것입니다. 카드사가 가게에 물건값을 먼저 치르고, 나는 카드사에 나눠 갚습니다. 그래서 할부는 카드사에서 빌리는 작은 대출이고, 할부 수수료는 그 이자입니다. 제도 수치는 이 교시에서 이 표 한 곳에 모아 둡니다.
| 제도 (2026년 11월 기준, 바뀔 수 있음) | 값 |
|---|---|
| 할부 수수료 표시 | 연율(1년 기준 비율)로 표시한다 |
| 할부 수수료 계산 | 남은 원금 × 연 수수료율 × 이용일수 ÷ 365. 원금은 개월 수로 똑같이 나눠 갚는다 |
| 법정 최고금리 | 연 20% (할부·리볼빙·현금서비스 모두 이 안에서) |
| 리볼빙 평균 금리 | 약 연 17.5% (2026년 7월 취급분) |
계산법이 4교시의 원금균등과 같습니다. 원금은 매달 씩 똑같이 줄고, 수수료는 그때 남은 원금에 붙습니다. 이용일수는 결제일 사이의 날짜 수(28–31일)인데, 여기서는 한 달을 1/12년으로 어림합니다. 실제 청구서와는 회차마다 몇백 원씩 다를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2,500원씩 줄어드는 등차수열이라, 첫 회와 마지막 회의 평균에 회차 수를 곱하면 합이 나옵니다.
카드 앱의 예상 수수료 19만 5천 원이 이것입니다. 태오의 36만 원은 1년 내내 240만 원 전부를 빌린다고 본 계산이라 틀렸습니다.
직접 풀어 보기
예제 6-1
같은 냉장고를 연 15%로 3개월 할부하면 총수수료는 얼마일까요? 6개월이면요?
1단계: 3개월. 원금은 매달 80만 원씩 줄어 남은 원금이 240만, 160만, 80만 원입니다. 월 수수료율 1.25%를 곱하면 3만, 2만, 1만 원, 합계 6만 원입니다.
2단계: 6개월. 남은 원금이 240만, 200만, …, 40만 원이고 평균은 140만 원입니다. .
12개월이면 19만 5천 원이었습니다. 개월 수가 4배(3 → 12)인데 수수료는 3배 남짓입니다. 원금이 갚을수록 줄어서, 마지막 몇 달은 빌린 돈이 작기 때문입니다. 연 수수료율은 셋 다 15%로 같습니다.
민서의 8%도 따져 봅시다. , 반올림해 8.1%입니다. 계산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원금 대비 총수수료이지 연이율이 아닙니다. 1년 동안 240만 원을 다 빌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평균으로 얼마를 빌렸는지 봅니다. 남은 원금은 240만, 220만, …, 20만 원이고 평균은
입니다. 평균 130만 원을 1년 쓰고 19만 5천 원을 냈으니 , 표시된 연 수수료율 그대로입니다. 원금이 고르게 줄어드는 할부에서 평균 잔액은 처음 원금의 배(12개월이면 , 약 54%)입니다. 그래서 '원금 대비 %'를 연이율로 바꾸는 어림식은 이렇습니다.
12개월이면 입니다. 옛날 할부나 일부 대출 광고에서 "수수료 원금의 8%"처럼 쓰는 방식을 단순 수수료율(flat rate) 이라고 합니다. 같은 돈을 거의 두 배 금리로 빌리는데 숫자는 절반쯤으로 보입니다. 지금 카드 할부가 연율과 잔액 기준 계산을 쓰는 것은 이 착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아래 실습대의 위 그림은 회차마다 남은 원금(수수료가 붙는 돈)이고, 주황 선이 그 평균입니다. 아래 그림은 회차마다 내는 돈으로, 남색이 원금 몫, 진홍이 수수료입니다. 오른쪽 읽기 칸에서 '원금 대비 %'와 '수수료 ÷ 평균 잔액'을 나란히 봅니다. 슬라이더로 값, 할부 개월, 연 수수료율을 바꿉니다.
총수수료 19만 5,000원
원금 대비 8.1%
평균 잔액 130만 원
수수료 ÷ 평균 잔액 = 연 15%
수수료 = 남은 원금 × 연 수수료율 × 이용일수 ÷ 365. 여기서는 한 달을 1/12년으로 어림합니다(실제 날짜 수에 따라 회차마다 몇백 원씩 다릅니다).
회차마다 원금 20만 원씩 줄고, 수수료는 남은 원금에 붙습니다. 첫 회 3만 원에서 마지막 회 2,500원으로 줄어듭니다. '재생'을 누르세요.
수진의 한마디
할부 화면에서 '총수수료 얼마'만 보지 말고 '연 몇 %'를 봐. 그리고 그 연율을 내 예금의 세후 금리와 견줘. 연 15% 할부는 세후 3%짜리 예금을 깨서라도 안 쓰는 게 나은 돈이야. 반대로 금액이 작아 보여도 개월 수가 짧으면 연율은 똑같이 15%야.
이제 태오의 행사 카드입니다. 무이자 할부는 수수료를 내가 아니라 가게(또는 카드사 행사 비용)가 냅니다. 내 쪽에서는 정말 이자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매장에는 일시불 5% 할인이 있습니다. 무이자를 고르면 이 할인을 포기합니다.
다르게 보면, 무이자는 228만 원을 빌려서 매달 20만 원씩 12번 갚는 것과 같습니다. 이자는 포기한 할인 12만 원입니다. 이 대출의 금리는 3교시의 현재 가치로 구합니다. 매달 20만 원씩 12번의 현재 가치가 228만 원이 되는 월 이율 을 찾습니다.
계산기로 을 바꿔 가며 맞추면 , 연으로는 입니다. 어림으로도 확인됩니다. 갚을수록 빌린 돈이 줄어 평균 잔액이 대략 이므로 입니다.
"무이자인데 연 9.6%." 이것이 이 매장에서 무이자 할부의 진짜 값입니다. 할인을 포기하는 대신 그 돈을 1년 동안 예금에 둔다면, 세후 금리가 9.6%는 넘어야 본전입니다. 지난주 특판 예금도 세후 3.384%였습니다.
아래 실습대는 같은 실습대를 '무이자 vs 일시불 할인' 화면으로 연 것입니다. 위 그림의 막대는 228만 원에서 시작하는 '숨은 대출'의 남은 돈, 아래 그림의 진홍 조각은 매달 20만 원 안에 숨은 이자입니다. '일시불 할인' 슬라이더로 할인율을 바꿉니다.
일시불 228만 원
무이자 12개월: 매달 20만 원, 합계 240만 원
포기한 할인 12만 원
숨은 이율: 월 0.798% × 12 = 연 9.6%
숨은 이율은 '매달 20만 원씩 12번'의 현재 가치가 일시불 값 228만 원과 같아지는 월 이율입니다(3교시의 현재 가치).
무이자로 사면 240만 원을 12번에 나눠 냅니다. 일시불이면 228만 원입니다. '재생'을 누르고 진홍색 숨은 이자를 보세요.
무이자 할부에는 이 밖에도 숨은 값이 있습니다.
할인이 없다면 무이자는 내 쪽에서 실제로 이득입니다. 240만 원을 한꺼번에 내지 않고 평균 130만 원을 1년 동안 예금에 더 둘 수 있습니다. 세후 연 3.384%로 치면 약 4만 4천 원입니다.
직접 풀어 보기
예제 6-2
"10개월 부분 무이자, 1–2회차 수수료는 고객 부담"인 행사로 240만 원 냉장고를 삽니다. 수수료율이 연 15%라면 내가 내는 수수료는 얼마일까요? 이 돈을 평균 잔액으로 따지면 10개월 동안 몇 %짜리 할부와 같을까요?
1단계: 1–2회차의 남은 원금. 원금은 매달 씩 줄어, 1회차 240만 원, 2회차 216만 원입니다.
2단계: 수수료. , , 합계 5만 7,000원입니다.
3단계: 10개월 전체로 보면. 평균 잔액은 이고, 10개월은 년입니다. . '무이자'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연 5% 남짓의 할부입니다. 10회차 모두 수수료를 냈다면 16만 5,000원이었으니 그 35%쯤을 낸 셈입니다. 수수료가 원금이 가장 큰 앞 회차에 몰려 있어서, 회차 수로 나눈 2/10보다 무겁습니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revolving) 은 이번 달 카드값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를 다음 달로 넘기는 약정입니다. 넘긴 돈에는 이자가 붙고, 2026년 7월에 새로 취급된 리볼빙의 평균 금리는 연 17.5% 안팎입니다.
냉장고를 일시불로 사고 결제일에 240만 원 가운데 10%인 24만 원만 내고 216만 원을 넘겼다고 해 봅시다. 한 달 이자는
이고, 1년 내내 그대로 두면 37만 8,000원입니다. 할인받은 12만 원이 세 번 넘게 사라집니다. 게다가 리볼빙은 다음 달 카드값에 새 사용액이 더해져 이월 잔액이 쉽게 커집니다. 이름이 '일부 결제'라서 대출처럼 느껴지지 않을 뿐, 연 17.5%짜리 대출입니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는 카드로 현금을 빌리는 것입니다. 역시 법정 최고금리 연 20% 안에서 높은 금리가 붙고, 빌린 날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세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이자가 붙는 돈 | 금리 (2026년 11월 기준) | |
|---|---|---|
| 할부 | 남은 할부 원금 | 연율로 표시, 연 20% 안 |
| 리볼빙 | 넘긴 결제 금액 | 평균 약 연 17.5% |
| 현금서비스 | 빌린 현금 | 연 20% 안에서 높은 편 |
할부 수수료는 1년이면 끝납니다. 훨씬 오래 붙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펀드나 연금 상품이 해마다 잔액에서 떼는 보수(운용·판매 등의 연간 수수료) 입니다. 수진이 화면 너머로 묻습니다. "태오야, 지난번에 동료가 추천했다던 그 상품, 보수가 얼마라고 했지?" 태오가 대답합니다. "연 1%. 1%밖에 안 되던데?"
할부 수수료는 줄어드는 잔액에 붙었고, 보수는 불어나는 잔액에 붙습니다. 그리고 보수로 나간 돈은 그 뒤로 불어날 기회도 함께 잃습니다. 계산해 봅시다.
가정: 매달 초 50만 원씩 30년(360개월) 넣는다. 보수를 떼기 전 수익률은 해마다 연 5%로 같다고 단순하게 놓는다. 보수는 잔액에서 달마다 1/12씩 뗀다.
이러면 달마다 잔액이 씩 불어납니다. 2교시의 매달 적립 공식(매달 초 납입)에 월 이율 를 넣으면 됩니다.
차이는 약 6,968만 원입니다(만 원 단위 반올림). 넣은 원금 1억 8,000만 원의 38.7%, 보수가 없었을 때 잔액의 16.7%입니다. 연 1%가 30년 뒤 잔액의 6분의 1을 가져갔습니다.
그중 보수로 실제로 낸 돈은 약 4,205만 원이고, 나머지 약 2,764만 원은 그 보수가 남아 있었다면 불어났을 몫입니다. 수수료도 복리로 쌓입니다.
아래 실습대의 회색 점선은 보수 0인 계좌, 색 선들은 보수 0.1%(청록)·0.5%(남색)·1%(주황)·2%(진홍)인 계좌입니다. 다섯 계좌 모두 매달 같은 돈을 넣고 같은 수익률로 굴립니다. 진홍으로 칠한 면이 고른 계좌에서 보수가 가져간 몫이고, 옅은 회색 직선은 넣은 원금입니다. 칩으로 칠할 계좌를 고르고, 슬라이더로 매달 넣는 돈, 가정 수익률, 기간을 바꿉니다.
30년 뒤
보수 0이면 4억 1,786만 원
보수 1%면 3억 4,818만 원
보수가 가져간 몫 6,968만 원
그중 낸 보수 합계 4,205만 원, 나머지 2,764만 원은 그 보수가 자랐을 몫
보수 0 잔액의 16.7% · 넣은 원금 1억 8,000만 원의 38.7%
| 보수 | 30년 뒤 | 가져간 몫(원) |
|---|---|---|
| 0.1% | 4억 1,019만 | 768만 |
| 0.5% | 3억 8,112만 | 3,675만 |
| 1% | 3억 4,818만 | 6,968만 |
| 2% | 2억 9,210만 | 1억 2,577만 |
다섯 계좌에 매달 같은 돈을 넣고 같은 수익률로 굴립니다. 다른 것은 보수뿐입니다. '재생'을 누르고 진홍색 면이 커지는 속도를 보세요.
실습대에서 본 것을 정리합니다.
| 용어 | 뜻 | 광고·상품 설명서에서는 이렇게 |
|---|---|---|
| 할부 수수료율 | 남은 할부 원금에 붙는 연 비율 (잔액 기준, 2026년 11월 기준) | "할부 수수료율 연 ○%" |
| 원금 대비 총수수료 | 총수수료 ÷ 처음 원금. 연이율이 아니다 | "총수수료 ○만 원" |
| 평균 잔액 | 빌린 기간 동안 남은 원금의 평균. 고르게 줄면 (처음 + 마지막) ÷ 2 | (설명서에는 거의 없다) |
| 단순 수수료율 | 처음 원금에 매긴 수수료 비율. 실제 연이율의 절반쯤으로 보인다 | "수수료 원금의 ○%" |
| 무이자 할부 | 수수료를 가게나 카드사가 낸다. 포기한 할인이 숨은 이자 | "○개월 무이자" |
| 부분 무이자 | 일부 회차의 수수료를 고객이 낸다 | "1–2회차 고객 부담" |
| 리볼빙 | 카드값 일부만 내고 나머지를 이자와 함께 넘기는 약정 |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
| 현금서비스 | 카드로 빌리는 단기 현금 대출 | "단기카드대출" |
| 보수 | 펀드·연금이 해마다 잔액에서 떼는 수수료 | "총보수 연 ○%" |
민서의 가계부 메모
할부는 카드사에서 빌리는 작은 대출이다. 수수료 = 남은 원금 × 연 수수료율 × 이용일수 ÷ 365(2026년 11월 기준), 원금은 똑같이 나눠 갚는다.
냉장고 240만 원, 연 15%, 12개월: 총수수료 19만 5천 원. 원금 대비 8.1%지만 평균 잔액 130만 원으로 나누면 연 15%다.
무이자 12개월은 일시불 할인 5%(12만 원)를 포기하게 한다. 228만 원을 빌려 매달 20만 원씩 갚는 셈이라 숨은 연이율 9.6%.
리볼빙은 평균 연 17.5%(2026년 7월 취급분)짜리 대출이다. 보수 연 1%는 30년 뒤 잔액의 6분의 1(매달 50만 원, 연 5% 가정으로 6,968만 원)을 가져간다.
이 결정을 다시 보면: 할부·무이자·일시불을 같은 단위(연이율)로 바꾸고 예금의 세후 금리와 견준다. 우리는 228만 원 일시불로 샀다.
민서가 매장 앱에서 일시불 결제를 마칩니다. 태오는 아직 아쉬운 얼굴입니다. "그래도 매달 20만 원씩 내는 게 덜 아프잖아." 화면 속 수진이 웃습니다. "덜 아픈 값이 1년에 9.6%야." 그때 민서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집주인의 문자입니다. "전세 계약 관련해서 다음 주에 상의드릴 게 있어요." 민서와 태오가 서로 얼굴을 봅니다. 수진이 말합니다. "다음 주에도 영상 통화로 하자. 무슨 이야기든 숫자로 바꿔서 보면 돼." 7교시에서는 보증금의 기회비용, 전월세 전환율, 대출을 낀 전세의 실제 비용을 한 저울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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